ICT·바이오 약가개편 논의 나선 산학연정···"신약 투자 끊기면 산업 전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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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개편 논의 나선 산학연정···"신약 투자 끊기면 산업 전환도 없다"

등록 2026.01.14 16:55

이병현

  기자

제네릭 의존 구조 벗고 연구개발 투자 촉진 논의국회서 산업 혁신·재정 절감 균형 강조맞춤형 보상체계 도입 필요성 부각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14일 열렸다. 좌측부터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이사, 더불어민주당 김윤, 이언주, 서영석 의원. 사진=이병현 기자'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14일 열렸다. 좌측부터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이사, 더불어민주당 김윤, 이언주, 서영석 의원. 사진=이병현 기자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제네릭 중심 구조를 넘어 신약강국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 질문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재정 절감과 산업 혁신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일률적 약가 인하가 아니라 투자 기여도를 반영한 정교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1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과 서영석 의원, 김윤 의원 공동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는 제네릭 약가 개편을 축으로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점검하고자 마련됐다.

발제에 나선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은 "국내 제약산업은 신약 파이프라인과 기술수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축적했지만, 여전히 매출과 역량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제네릭 위주의 경쟁 구조가 고착돼 있다"며 "약가정책은 연구개발·임상·생산 역량을 국내에 축적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선미 가천대 약학대학 교수는 제네릭 약가관리 제도의 국제 비교를 통해 "한국은 해외 참조국 대비 제네릭 약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격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라며 "재정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여력을 혁신 의약품과 연구개발로 재배분하는 정책적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산업계의 우려를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혁신제약기업 대표 입장으로 나온 김상종 한미약품 상무이사는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과 임상, 생산 설비 투자의 주요 재원은 여전히 기등재 의약품에서 나온다"며 "연구개발 기여도와 무관한 일괄적 약가 인하는 투자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손실이 커지는 역진적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형 기업 우대 기준이 일부 요건에 한정돼 다수의 실제 투자 기업을 포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대표해 토론에 참여한 홍정기 상무이사는 "제네릭 약가 조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왜곡된 영업 경쟁 구조를 바로잡고, 규모의 경제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약가제도가 산업 전략과 분리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부원장도 "병원과 연구 현장으로 재원이 실제 흘러들어오는 구조 설계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측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임강섭 제약바이오산업과장과 김연숙 보험약제과장이 참석해 "약가제도 개편은 보건안보와 혁신 생태계 강화를 함께 고려한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산업계와의 추가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 수준이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해 연간 약 3조5000억원가량 더 지출되고 있다는 추산도 언급됐다. 참석자들은 이 재원을 단순히 줄이기보다 신약 연구개발, 제조 혁신, 인력과 인프라 투자로 재배분하는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치권은 약가제도를 단순한 재정 통제 수단이 아닌 산업 정책의 핵심 도구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언주 의원은 "가격 경쟁이 영업·리베이트 경쟁으로 왜곡된 구조에서는 연구개발과 품질 혁신이 자리 잡기 어렵다"며 "연구와 혁신에 투자한 기업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약가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가제도 개편이 '제네릭 조정'에 머물지 않고 신약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는 제도 설계의 정밀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재정 효과와 중장기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선택할지, 향후 약가정책 논의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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