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심사 간소화·미국 내 생산 시설 투자가 가속화칩스법(CHIPS Act)과 닮은 미국 우선주의에 긴장 고조
국내 산업계에선 사전심사 프로그램에 대해 과거 반도체 칩스법(CHIPS Act)과 흐름이 유사하다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기업에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요구했듯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추가 투자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다.
2일 로이터 등 외신 등에 따르면 FDA는 미국 의약품 공급을 증대하기 위해 사전심사 프로그램 참여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 심사 대상자 최종 후보는 오는 4월1일 통보되며, 오는 6월 30일 최종 선정된다. 시범 프로그램 초기 참여 기업은 7곳이 선정될 예정이다.
사전심사 프로그램은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제조 이전을 위한 행정명령에 따라 같은 해 8월 발표됐다. 목표는 미국 내 제약 공장 심사를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규제 요건을 제거하는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시설준비와 신청서 제출 단계로 나뉜다. 시설준비 단계에선 공장 설계, 건설, 시운전 등 전반에 걸쳐 FDA와 실시간 소통이 이뤄진다. 타입(Type) V 의약품 마스터 파일(DMF, FDA가 기타 제조 관련 정보를 보안 형태로 접수받는 형식)로 제출하면 FDA가 이를 바탕으로 사전 피드백을 제공하는 식이다. 신청서 제출 단계에서는 FDA가 화학·제조·관리(CMC) 섹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신청서 작성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본 심사 시 발생할 수 있는 결함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원료의약품(API)부터 완제의약품, 제조 소모품, 유통, 약가 체계까지 전 산업 주기에 안보를 적용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재편되는 모습이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정부의 사전심사 프로그램 발표 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미국 내 공장을 인수하거나 설비에 투자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록빌 공장을 인수, 셀트리온은 미국 브랜치버그에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하지만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했다고 해서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취했던 태도를 보면 제약바이오도 향후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칩스법'을 가동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독려했다. 현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비 132억원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은 공장 건설 계획을 수립했고, 각 47억5000만달러와 4억5800만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보조금 지급을 전제로 투자 계획도 확정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새 정부가 반도체 기업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다. 이들은 이미 약속된 보조금을 지렛대로 삼는 것은 물론,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삼성·SK에 추가 투자를 부추겼다. 여기에 최근 들어선 메모리 반도체의 현지 생산까지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공식 행사 중 미국에서 메모리를 만들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한국에서 수출하는 자동차, 목재와 더불어 의약품에까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선언했었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에선 개별 기업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책으로 인해 공급망이 재편되는 것은 물론 유통과 약가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 미국에 한정된 정책이 아닌 다른 국가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사점심사 프로그램 자체가 협박으로 들린다"며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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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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