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르자 페라리!"···반포에 울려 퍼진 붉은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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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자 페라리!"···반포에 울려 퍼진 붉은 함성

등록 2026.03.11 17:22

권지용

  기자

모터스포츠 체험 확대, 페라리만의 브랜드 가치 전파미하엘 슈마허 경주차·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 전시

2026 페라리 데이 뷰잉 파티 현장. 사진=페라리코리아 제공2026 페라리 데이 뷰잉 파티 현장. 사진=페라리코리아 제공

"가속을! 시작합니다!"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페라리 반포 전시장. 대형 스크린 속 앨버트 파크 서킷의 다섯 개 신호등이 꺼지자 전시장을 메운 티포시(페라리 팬을 지칭하는 용어) 사이에서 터질 듯한 환호가 쏟아졌다. 2026 FIA 포뮬러원(F1) 월드 챔피언십의 막이 오르는 순간, 서울 한복판은 이미 호주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와 다름없었다.

페라리코리아는 고객 초청 행사인 '페라리 데이 뷰잉 파티'를 2년째 개최하며 F1 개막전을 함께 관람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한국에서 F1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개막전은 '7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 페라리 슈트를 입은 지 2년 차가 되는 시즌이자, F1의 기술 규정이 완전히 바뀐 '새로운 시대'의 첫 레이스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해 해밀턴은 이적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 챔피언십 6위(156점)를 기록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 동료 샤를 르클레르(시즌 5위, 242점)와 함께 팀을 컨스트럭터 4위로 이끌었던 그는 올해 더욱 공격적인 드라이빙으로 우승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3월 8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앨버트 파크 서킷에서 열린 호주 그랑프리에서 루이스 해밀턴 경주차가 달리고 있다. 사진=페라리 제공3월 8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앨버트 파크 서킷에서 열린 호주 그랑프리에서 루이스 해밀턴 경주차가 달리고 있다. 사진=페라리 제공

긴장감은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고조됐다. 7 그리드에서 출발한 해밀턴이 전광석화 같은 출발로 순식간에 순위를 끌어올리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해밀턴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사이, 전방에서는 샤를 르클레르(페라리)와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조지 러셀(메르세데스)이 접전을 벌이며 전시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코너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순위가 뒤바뀌는 추월 쇼가 이어질 때마다 관객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레이스 중반, 2026년형 경주차에 적용된 액티브 에어로 시스템을 활용한 페라리의 전략은 점차 빛을 발했다. 르클레르와 해밀턴은 3-4위를 끝까지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타이어 관리와 피트 전략이 승부를 가르는 30랩 이후에는 정교한 피트 스톱 운영으로 강팀 메르세데스와 치열한 전략 싸움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우승 경쟁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페라리는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과 경주차의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르클레르는 치열한 접전 끝에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시즌 첫 포디움을 기록했고, 해밀턴도 4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메르세데스가 타이어 전략에서 우위를 보이며 앞서 나갔지만, 페라리는 컨스트럭터 2위라는 결과로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3월 9일 열린 페라리 데이 뷰잉 파티에서 모터스포츠 아나운서 서승현이 관객들에게 신규 규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페라리코리아 제공3월 9일 열린 페라리 데이 뷰잉 파티에서 모터스포츠 아나운서 서승현이 관객들에게 신규 규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페라리코리아 제공

경기를 지켜본 한 고객은 "해밀턴이 페라리의 붉은 차체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이라며 "작년보다 자신감이 오른 모습을 보니 올해는 반드시 컨스트럭터 우승을 탈환할 것 같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페라리코리아는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차원을 넘어 고객들의 이해를 돕는 세심한 구성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앞서 모터스포츠 전문 서승현 아나운서가 '길라잡이'로 나서 생소할 수 있는 F1의 복잡한 규칙과 기술 용어, 이번 시즌의 핵심 관전 포인트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현장 분위기를 예열했다. 덕분에 고객들은 마치 '팀 페라리'의 전략 분석실에 앉아있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만끽했다.

페라리 248 F1 경주차. 사진=페라리코리아 제공페라리 248 F1 경주차. 사진=페라리코리아 제공

현장에는 고객들이 직접 '드라이버'가 되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전시장 한쪽에 배치된 두 대의 레이싱 시뮬레이터는 이날의 주인공인 앨버트 파크 서킷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고객들은 가상의 운전대를 잡고 연석을 밟으며 레이스의 난이도와 속도감을 몸소 체험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페라리의 레이싱 유산을 보여주는 전시도 이어졌다. 2006년 시즌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직접 몰았던 248 F1 경주차 목업 모델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전시장 2층에는 페라리의 비스포크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가 관람의 열기와 하이엔드 브랜드 특유의 정교한 미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국내에 진출한 F1 참가 브랜드 중 이처럼 매 경기 고객을 직접 초청해 레이싱의 희열을 공유하는 곳은 페라리가 유일하다. 단순히 고성능 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근간인 모터스포츠 문화를 한국 시장에 뿌리내리겠다는 의지다. 페라리코리아는 이번 뷰잉 데이를 시작으로 레이싱데이 및 클럽챌린지 등 모터스포츠 행사를 차례로 내세울 계획이다. 국내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 나선 페라리코리아의 다음 행보에도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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