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4월 원유 위기설' 진화 나선 정부···업계 "비축 여력 두 달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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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원유 위기설' 진화 나선 정부···업계 "비축 여력 두 달 남짓"

등록 2026.03.25 17:51

이승용

  기자

정유업계 "실제 대응은 68일, 최대 90일 안팎"외교부 UAE 물량 반입 이어 오만과 공조 강화UAE 원유 2400만 배럴 도입·비축유 방출 준비

사진=GPT사진=GPT

정부는 이달 말 UAE산 원유 도입과 4월 중순 비축유 방출을 통해 4월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업계와 전문가들은 민간 재고가 4월 중순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 데다 실제 가용 물량 기준으로는 대응 가능한 기간을 두 달 남짓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확보한 원유 2400만 배럴 가운데 일부를 이달 말과 다음 달 1일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민간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중순부터는 비축유 방출도 준비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자 정부가 단기 수급 관리에 나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도입 물량이 평소보다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대체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비축유 방출까지 예정돼 있어 전체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유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 설명을 그대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내 비축유가 민간 보유분을 포함해 약 1억9000만 배럴로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208일분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수치가 수출 물량을 제외하지 않은 기준이어서 실제 국내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용 물량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하루 석유 소비량이 수출을 포함해 약 280만 배럴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대응 가능한 비축량은 68일분 안팎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UAE 도입 물량과 국제 공조를 통한 추가 방출 물량 등을 더하더라도 실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최대 90일 안팎이라는 의견이다.

정부는 4월 중 에너지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만에 LNG·원유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4일 바드르 오만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가 '수급 이상 없음'을 강조하면서도 공급망 점검과 국민 철수 문제까지 함께 협의한 것은 그만큼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단기 대응으로 4월 위기를 넘길 수는 있더라도 장기화에 대비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동 외 지역으로의 수입선 다변화와 우회 운송 경로 확보, 외교적 협상 강화와 함께 수요 관리 정책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에너지 확보를 위한 외교전에 나서는 것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라고 강조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소 석유정책실장은 "중동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 제조업 원재료 수급 정상화가 지연되고, 민간 재고 감소에 따른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장기화하면 업계와 국민의 부담이 커져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중장기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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