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이의신청 가능···개선 계획이 관건CPI 필름서 의약품 투자로 전략 변화내부통제·부외부채 지적에 시장 우려 확산
회사는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날부터 15영업일 이내인 오는 27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없으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공시에 따르면 아이티켐은 2025 사업연도 감사에서 외부감사인에게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태다.
시장 충격이 큰 이유는 시점이다. 아이티켐은 지난해 8월 7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첫 회계결산에서 곧바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통상 상장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경영 악화나 회계 이슈가 부각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아이티켐처럼 상장 1년도 지나지 않아 퇴출 심사 국면에 들어간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시를 살펴보면 감사인이 제시한 사유는 단순한 실적 부진이 아니었다. 우리회계법인은 투자 및 공사대금 지급 등 자금거래 타당성과 회계처리 적정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자금거래와 관련한 내부통제의 효과적 운영 여부, 부외부채 존재 가능성, 관련 거래의 신뢰성 검증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사안은 일반적인 손익 악화보다 자금 흐름과 내부통제 체계의 신뢰 문제에 더 가깝다.
실적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19억6697만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18억5084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은 165억2281만원, 당기순손실은 143억3023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데다 감사의견까지 비적정으로 나오면서 재무제표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낮아졌다.
아이티켐은 상장 전부터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공개된 실적 흐름을 보면 2020년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이어졌다는 의미다. 기술 기반 소재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실제 손익 구조에서는 고부가 소재 기업 특유의 이익 확대 흐름이 뚜렷하지 않았다.
상장 당시 회사가 자본시장에 제시한 핵심 스토리는 전자소재였다. 폴더블 스마트폰용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 핵심 원료 국산화, OLED 관련 소재, 정밀화학 기반 기술 경쟁력 등이 대표 포인트로 부각됐다. 그러나 상장 후 회사가 보여준 투자 방향은 다소 달랐다. 올해 2월 아이티켐은 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고, 조달 자금의 주요 사용처로 펩타이드 합성 기반 원료의약품(API) 생산을 위한 GMP 생산시설 구축을 제시했다.
시장의 의문이 커진 것도 이 대목이다. 상장 직후 기업이 추가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이티켐의 경우 시점과 규모가 모두 가볍지 않았다. 상장 반년 만에 다시 400억원을 조달했는데, 이는 회사 과거 연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기존 사업의 현금창출력만으로는 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인지, 아니면 IPO 당시 설명한 성장 방향과 다른 신규 투자 전략이 본격화된 것인지 해석이 엇갈렸다.
CB 발행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는 점도 의문을 키운다. 당시 CB에는 기관 자금이 대거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감사의견 거절이 공시되면서 기존 주주뿐 아니라 CB 투자자까지 예상 밖 리스크에 노출됐다.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자금조달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회사 내부 상황이 어느 정도까지 반영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회사의 대응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감사의견 거절의 세부 배경과 향후 대응 방안, 상장유지 가능성에 대한 회사 측 설명은 제한적이다.
아이티켐 측은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의신청 및 재감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면서 "주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상장폐지 여부는 결국 이의신청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소명과 개선 계획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만 감사인이 지적한 내용이 자금거래 적정성, 내부통제, 부외부채 가능성 등 회사 운영의 핵심 영역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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