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하루 통과 10척 제한...신속 결제 요구미국 금융망 대신 디지털 결제 기반 전환
이란이 미국과 휴전 합의 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유지하면서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했다. 여기에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통행료 부과,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는 전략적 계산이 깔린 결정인 것으로 보이면서, 거래 추적 방지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9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디지털자산 매체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배럴당 약 1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으로 빈 유조선은 자유롭게 통과 가능, 일부 대형 유조선의 경우 200만 달러에 가까운 요금을 내야 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200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 위안화로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암호화폐로 지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란의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자 협회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이란이 이 기간 동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감시하고자 한다"며 "선박들이 검토 절차를 거치는데, 먼저 이메일 요청이 도착하면 이란이 평가를 완료하고, 그 후 단 몇 초 안에 비트코인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선박에 대한 절차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란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무역 인프라에 대한 제재 압박 속에서 암호화폐의 시험대가 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이란은 왜 해협 접근권에 가격을 책정하려고 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강력한 금융 제재 때문이다.
기존 달러망을 통한 결제는 자금 흐름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미국 당국이 해당 자금을 동결하거나 압류하기 쉽다. 반면 이란 당국은 심사가 끝난 선박에 짧은 결제 시간을 부여하며 비트코인 송금을 요구한다. 즉, 비트코인을 통해 자금이 추적되거나 압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암호화폐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경제적 고립 탈피 목적도 있다. 유조선 한 척당 약 2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비트코인으로 받아 외화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의 강제적인 접근 체제 내에서는 결제 시간 단축이 타당할 수 있지만, 추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란의 계획 중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분은 비트코인 사용에 대한 설명이다. 앞서 호세이니는 "선박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간이 단 몇 초 밖에 주어지지 않을 것이며, 이는 제재로 인해 자금 추적이나 압수가 불가능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공개 원장 인프라로써 모든 거래는 온체인에 영구적으로 기록된다. 암호화폐 관련 규정 준수 및 분석 산업 전체는 바로 이러한 가시성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거래소, 법 집행 기관은 비트코인의 도구를 활용하여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특정 집단을 식별하고 위험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란의 비트코인 통행료 징수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간섭없이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것, 미국이 통제하는 금융 시스템의 승인없이 돈을 받기 위해서라는 측면에서 더 실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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