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조정·법원 판단 분수령JP모건 "DS 매출 8조 감소"암참도 공급망 충격 우려 경고
이번주는 삼성전자 노사의 총파업 여부를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 될 전망이다. 최대 30조원 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총파업을 열흘 가량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협상 자리인 사후조정 절차가 열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도 예정된 만큼 총파업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양일간 사후조정 절차를 통한 협상 재개에 들어갔다. 해당 자리에는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와 노사 양측이 모두 참석했다.
통상 노조가 파업을 하려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여기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쟁의권, 즉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미 이 같은 단계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사후조정은 일반적인 조정 기간을 거친 후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를 재차 요청하는 절차다. 사실상 파업 전 노사가 마지막으로 협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에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손실 규모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노조의 요구까지 감안하면 성과급에만 40조~45조원 규모가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호실적으로 인해 성과급 기대감이 큰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의 경우 1인당 5억~6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노사 양측이 수락하게 된다면 극적인 타결로 파업 위기는 해소될 수 있다. 그간 우려되어 온 반도체 생산 차질 리스크를 덜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노사 가운데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거부하게 되면 노조는 쟁의권을 즉각 행사할 수 있게 되고 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총파업의 운명이 오는 12일을 전후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노조측에서는 요구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지난 8일 사후조정 절차에 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총파업 준비에도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초기업노조를 이끄는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이날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 15%의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씀드리고 있고 초기업 노조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는 13일 예정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앞서 사측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등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던바 있다. 재판부는 2차 심문기일 이후 노조에서 예고한 이달 21일 총파업 하루 전인 20일까지 사측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또한 법원 판단에 따라 총파업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법원이 노조의 파업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인용할 경우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은 불법 파업이 된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반대로 법원이 가처분 신청 기각시 노조는 법적 정당성을 확보해 총파업 동력을 얻게 된다.
그룹 내 또 다른 노사 갈등 사례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감안하면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번주 중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었고 파업 약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에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파업 중에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일부 인용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총파업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천문학적 손실이 예상되는데다, 생산 차질에 따른 고객사 이탈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18일간의 삼성전자 노조 파업 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이 최대 59억달러(약 8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이하 암참)도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총파업에 따른 공급망 충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암참은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공급 병목 현상과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안정성, 전반적인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총파업 현실화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게시자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수십조가 얼마인지 당최 감이 안 온다. 파업까지 가면 진짜 리스크가 너무 클 것 같다"며 "성과급 빠지면 안 되는데 제발 협상 잘 되면 좋겠다"고 글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가 삼성전자의 총파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 양측이 사후조정에서 타협점을 찾아 총파업 국면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