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절반 이상 재고효과···"영업익 거의 없는 수준"최고가격제 연속 동결로 내수 마진 압박···정책 변수 부담 지속석유화학 비중 확대 추진···판매처와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
에쓰오일이 1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와 정부 가격정책의 영향으로 정유 부문의 실질 수익성은 여전히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회사는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중국발 공급과잉과 범용제품 가격 약세 속에서 안정적인 판매처와 가동률 확보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4월 말 기준 샤힌 프로젝트의 EPC 전체 진행률이 96.9%라고 밝혔다. 회사는 6월 말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시운전을 거쳐 상업가동 준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단순 증설보다 사업 구조 전환의 의미가 크다. 정유공정에서 나온 나프타와 LPG 등 원료를 석유화학 제품으로 연결해 정유와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유가와 정제마진 변화가 실적을 좌우했다면, 샤힌 가동 이후에는 에틸렌·프로필렌·폴리에틸렌 등 화학 제품 판매가 이익 포트폴리오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에 기대를 거는 배경에는 정유 부문의 높은 실적 변동성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정유 부문은 매출 7조1013억원, 영업이익 1조39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회사가 밝힌 1분기 재고 관련 이익은 6434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웃돌았다.
이는 정유 부문의 본원적 수익성 개선만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원유·석유제품 공급 불안, 등·경유 스프레드 확대, 원유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사이의 시차 효과가 함께 반영되며 이익이 커진 측면이 크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재고 관련 손실과 래깅 효과가 오히려 이익을 누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또한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도 정유 마진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3차 최고가격제 이후 22일부터 적용된 6차 최고가격까지 네 차례 연속 동결되면서, 국내 석유제품 공급가격은 일정 수준에 묶인 상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분기 정유 수익성은 절반 이상이 재고 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래깅 효과와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 예상분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유 부문 이익이 유가와 정책 변수에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인 만큼,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수익 기반을 넓히는 핵심 투자로 꼽힌다. 정유 사업에서 발생한 원료를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해 판매하면 단순 석유제품 판매보다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입장에서는 정유 마진이 눌리는 구간에서도 석유화학 제품 판매를 통해 일정 수준의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다만 샤힌이 곧바로 실적 안정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 전 세계 에틸렌 수요 증가분을 약 600만톤, 신규 증설 물량은 900만톤으로 전망했다. 중국발 저가 물량과 중동산 제품의 원가 경쟁력도 범용제품 마진을 압박하고 있어 샤힌 가동 이후에도 판매처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이에 샤힌 프로젝트의 성과는 완공 여부보다 상업가동 이후 지표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초기 가동률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지, 장기 판매계약을 통해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핵심이다.
또 다른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 상업가동 이후 석유화학 제품 비중은 현재 12% 수준에서 25%까지 확대되고 매출 비중 또한 이와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며 "정유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가동률과 판매처 확보 계획에 대해선 "국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진행하고,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파이프라인을 활용한 내수 판매 확대와 장기 공급계약 등을 통해 가동 초기 판매 기반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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