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폐업 건설사 1088곳···전년비 17.6% 증가대형사 수주 쏠릭 속 중소사 생존 위기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약 80조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역대급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중소 건설사들은 일감 감소와 자금난에 직면하며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 건설사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한 건설업체는 총 108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25곳과 비교하면 17.6% 증가한 수치다.
건설업체 폐업은 최근 들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건설경기 둔화와 공사 물량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경영 부담이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재무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설브리프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건설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44.2%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계기업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86%에 달했다. 착공 감소로 공사 물량이 줄어든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협상력도 부족해 중소 건설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권의 건설업 대출 심사 강화까지 겹치면서 자금 조달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약 8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핵심 사업지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다. 확보한 수주잔고는 향후 수년간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정비사업 쏠림 현상을 꼽는다. 브랜드 경쟁력과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춘 대형사들이 대규모 정비사업을 사실상 독식하면서 중소 건설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건설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물량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주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라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사비 상승 압력까지 더해질 경우 산업 내 취약 고리인 중소·전문건설업체의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 건설사의 위기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7만937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했다. 수도권은 4만3613가구로 15.4% 줄었고, 서울은 1만2760가구로 24% 감소했다.
인허가는 향후 착공과 분양 물량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현재 인허가 감소가 지속될 경우 중소 건설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공사 물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중소 건설사들은 신규 사업 발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건설업계 위기를 단순한 경기 침체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대형 건설사들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공사 물량 감소와 원가 부담, 자금 조달난이 동시에 겹치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모두 줄면서 중소 건설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일감도 감소하고 있다"며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까지 더해져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건설사들은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일감 확보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며 "건설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금융지원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lj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