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밸류체인에 발 걸친 네이버···글로벌 위상↑카톡 중심 AI 서비스 집중한 카카오는 찬물노사 갈등 속 AI 경쟁력 강화 과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이 국내 인공지능(AI)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삼성전자와 SK그룹, LG그룹은 물론 네이버까지 황 CEO와의 협력 확대를 공식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는 이번 '엔비디아발 AI 잔치'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삼성전자와 SK·LG 등 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이버와는 AI 모델 공동 개발, AI 팩토리 구축, 로보틱스 협력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발표했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 핵심 플레이어로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CEO 역시 네이버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그는 "네이버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개발사"라며 "인구 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술과 클라우드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은 놀라운 성취"라고 평가했다. 또 "왜 네이버와 협력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은 간단하다. 네이버가 세계 최고 수준의 AI 개발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떠들썩한 사이 카카오는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한때 국내 플랫폼 산업을 양분했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시대 들어서며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전략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CEO의 이번 방한은 협력 관계인 기업들의 AI 밸류체인 결속을 강화하는 성격이 강했다. 네이버는 AI 서비스는 물론 클라우드, 각 세종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팅 인프라 등 인프라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최근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서비스에서 AI 모델과 GPU,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 역시 경쟁력을 갖춘 네이버와 직접 협력에 나선 것이다.
반면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앞세워 카카오톡의 AI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는 중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엔터프라이즈 등의 사업도 자회사를 통해 전개하고 있지만 그 역시 네이버에 비하면 존재감이 미미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공공·금융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대표 클라우드 사업자로 자리 잡았고,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엔비디아의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까지 확보한 상태다. 반면 카카오는 최근 수년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진행하면서 AI 인프라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AI 전략 동맹을 구축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동안 카카오는 AI 서비스 경쟁력 입증과 내부 갈등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미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중고가 커지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카카오 노조가 부분 파업과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미래 사업 투자와 실행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플랫폼 이용자 규모나 서비스 경쟁력이 중요했다면 최근 AI 경쟁에서는 자체 모델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 역량이 기업 가치를 좌우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AI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결집할 수 있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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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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