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성과급 논란' 카카오의 뒤늦은 성장통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임재덕의 it잖아

'성과급 논란' 카카오의 뒤늦은 성장통

등록 2026.06.18 09:26

임재덕

  기자

reporter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인공지능(AI) 시대 청사진을 그려나갈 때 카카오는 '파업'으로 화제가 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방한, 그리고 카카오 회동 소식이 들리며 AI 사업 기대감이 커지나 싶더니 이마저도 무산됐다. AI 시대를 앞두고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할 '골든타임' 앞에서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만 유독 조용하다.

물론 내부에선 많은 사업적인 진척을 이뤄가고 있겠지만,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채 긴 시간을 보내는 건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특히 많은 아군을 확보해 인프라를 쌓아가야 하는 AI 산업의 특성, 또 그 산업의 초기 시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현재 카카오 상황은 '빛 좋은 개살구'에 빗댈 만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8조911억원·영업이익 7320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써냈다. 그러나 내부는 곪을 대로 곪았다는 평가다. 노조 파업의 표면적인 이유로 '성과급 이견'이 거론되지만, 현실은 노사 간 신뢰 파탄에 있다는 생각이다.

노조의 주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카카오 홍은택 대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경영진이 수백억에 달하는 보상을 챙겨가는데, 정작 직원들은 사업 실패의 책임을 지고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만난 한 IT업계 임원급 관계자는 '카카오의 뒤늦은 성장통'으로 이번 일을 정의했다.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논란 이후 대대적인 쇄신 작업으로 노사 신뢰를 회복한 네이버의 사례처럼 한 번은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라는 얘기다.

이제는 카카오가 직원들의 호소에 응답해야 한다. 노조의 주장대로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으로 보상하는 게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면, 직원들이 수긍할 만한 투명한 보상체계를 먼저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 경영진만의 성과급 파티, 또 일탈은 쉬쉬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 직원들의 이해만 구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 노조 역시 납득할 만한 회사의 쇄신안이 나오면 한 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어느 한 쪽의 양보로 어영부영 넘겨선 안 된다. 노사 간 전향적인 대화를 통해 더욱 단단한 조직 기반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바다 위에서 한 배를 탄 이들이 서로 방향키를 두고 다투면 그 배는 똑바로 갈 수 없는 법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