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LSI"내년도 흑자 쉽지 않아···2028년 가능성 높다" 앞서 시장선 조기 반등 기대···22년 이후 적자 연결고리 끊어성과급·수주 수익성·모바일 의존도가 흑자 전환 변수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 시계가 시장 기대보다 늦춰지는 분위기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이 이르면 올해 2~3분기부터 적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정작 삼성전자 경영진은 내부 설명회에서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은 내년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2028년에는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진만 사장은 "적자를 만든 것은 결국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사업 체질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도 지난 18일 열린 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시장 변화와 수요 위축으로 연간 기준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수장들이 잇따라 흑자 전환 시점을 보수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임직원 사기와도 직결될 수 있는 적자 지속 가능성을 경영진이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도 수익성 회복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기대와 엇갈린 내부 전망···흑자 전환 시계 늦춰지나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의 흑자전환이 이르면 2분기부터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두 사업부(합산)는 지난 2022년부터 연간 적자를 이어온 바 있다.
기대의 근거는 가동률 회복이었다. 지난해 50%를 밑돌며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던 평택 P2·P3 라인 등의 가동률이 올해 초 80% 안팎까지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에 들어가는 베이스 다이를 파운드리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HBM4 물량이 늘어날 경우 베이스 다이 생산도 함께 증가해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에 보탬이 된 것이다.
TSMC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 파운드리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선단 공정 수율 개선이 확인되고 대형 고객 물량을 확보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폭 축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스템LSI 역시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이 기대됐다. 특히 엑시노스 2600 생산과 HBM4 베이스 다이 효과가 맞물릴 경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가 동반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4나노 및 2나노 가동률 상승 효과로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부문 역시 HBM4 베이스 다이와 엑시노스 2600 생산 등에 힘입어 소폭의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성과급·수주 수익성·모바일 의존도 변수
그러나 경영진의 내부 발언은 시장의 낙관론과는 결이 다르다. 특별경영성과급 도입에 따른 인건비성 비용 반영 가능성, 모바일 중심 사업 구조 탈피 지연, 선단 공정 기술 완성도 부족, 낮은 수익성의 수주 구조, 성숙 공정 운영 전략 미흡 등이 보수적인 전망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수 중 하나는 특별경영성과급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반도체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이 자사주로 지급된다. 인건비성 비용으로 손익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회계상 이익 개선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경영진 발언으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육성 전략에도 부담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로 확장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파운드리 사업이 2027년까지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시스템LSI도 올해 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목표 달성까지 남은 시간이 빠듯해졌다. 2030년까지 글로벌 1위를 달성하려면 선단 공정 경쟁력 확보와 대형 고객사 확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흑자 전환이 급박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수익성 있는 물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경영진이 흑자 전환 시점을 보수적으로 언급한 것은 단기 실적 기대를 낮추는 동시에 사업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