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제약사 간편식, 밀키트서 '맞춤 영양식'으로···실적 존재감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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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간편식, 밀키트서 '맞춤 영양식'으로···실적 존재감은 아직

등록 2026.06.26 17:07

이병현

  기자

밀키트 직접 진출 기업, 적자·매출 부진 지속식품 사업 흑자에도 개별 간편대용식 실적은 비공개시니어·어린이·의료용 맞춤 영양식으로 전략 변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간편식 시장이 지난해 7조원 규모에 가깝게 성장한 가운데, 제약사 간편식 사업은 여전히 본업을 보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반 밀키트 사업에 직접 뛰어든 기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식품 부문에서 이익을 낸 회사도 간편대용식의 단독 실적은 공개하지 않아 명확한 사업 성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사가 펼치는 간편식 사업은 일반 가정간편식(HMR)을 넘어 시니어·어린이용 균형영양식과 특수의료용도식품 등 전문성을 강조할 수 있는 맞춤 영양식으로 무게중심이 움직이는 추세다. 다만 관련 매출이 기존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과 묶여 공시되는 경우가 많아 신사업이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안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푸드어셈블, 사업 부진 지속


제약사가 밀키트 제조사를 직접 인수한 대표적 사례는 휴온스글로벌이다. 휴온스글로벌은 2023년 10월 54억원을 투자해 푸드어셈블 지분 50.1%를 확보하며 가정간편식 사업 다각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푸드어셈블은 아직 정상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2025년 기준 매출 87억원에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했으며, 누적결손금은 283억원으로 불어났다. 휴온스글로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92억원에서 2025년 87억원으로 매출이 뒷걸음질 쳤고, 2026년 1분기에도 2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휴온스글로벌의 연결 매출액이 847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그룹 내 푸드어셈블의 외형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속적인 매출 정체와 영업적자를 겪고 있어, 당분간 손익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대약품 식품 부문 흑자 달성···간편식 단독 성과는 안갯속


현대약품은 기존 '미에로화이바' 등 음료 사업과 더불어 2021년 8월 간편대용식 브랜드 '365MEAL'을 출시했다.

11월 결산법인인 현대약품의 2025 회계연도(2024년 12월~2025년 11월) 기준 식품 부문 매출은 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1918억원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6%다.

식품 부문이 흑자를 낸 점은 긍정적이나, 261억원이라는 매출은 365MEAL 단독 실적이 아니다. 공시상 미에로화이바 등 기존 주력 음료 제품이 포함된 수치로, 365MEAL의 개별 매출과 영업이익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품 부문의 전체 실적을 간편대용식 사업의 직접적인 성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에도 식품 사업부가 흑자를 냈으나 세부 실적은 여전히 알 수 없다.

종근당건강·삼일제약, 신사업 매출 비중 '물음표'


종근당건강은 2022년 7월 건강간편식 브랜드 '테이스틴'을 출시하며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종근당건강의 2025년 전체 매출은 4728억8731만원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2억9396만원을 기록해 흑자 지속에 성공했다.

하지만 테이스틴 브랜드의 수익 기여도는 알 수 없다. 매출 중심이 락토핏 등 건강기능식품에 집중돼 있고, 테이스틴 실적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 전개 방식에는 일부 변화가 엿보인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 내 브랜드 소개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나, 테이스틴 전용 자사몰은 2024년 9월부로 운영을 종료하며 독자적 소비자 판매 채널이 축소됐다.

삼일제약 역시 비건 웰니스 식품 브랜드 '일일하우'를 통해 단백질 음료와 영양간식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올해 5월 기능성 표시 음료와 어린이용 저당 영양간식을 추가로 선보였다. 그러나 삼일제약의 2025년 연결 매출 2102억5300만원 중 일일하우 실적을 명확히 파악할 길은 없다. 사업보고서 공시상 '기타' 부문 비중이 2.2%로 표기되어 있으나, 여기에는 용역(31억5000만원) 및 임대(10억4100만원) 매출 등이 다수 섞여 있어 이를 식품사업 단독 비중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니어·어린이·메디컬푸드로 세분화···전문성 강화 포석


최근 제약사는 대중적인 밀키트 중심에서 자사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맞춤 영양식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일반 식품 대기업과 정면 승부를 피하고, 의료·약국 유통망과 건강설계 역량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025년 하반기 시니어용 영양식 '한미 케어미'를, 올해 3월 어린이용 균형영양음료 '텐텐 키즈영양식'을 잇달아 선보이며 연령별 식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고려제약은 2025년 4월 특수의료용도식품인 수분·전해질 보충용 '레스큐라이트 부스트액'을 출시하며 전국 병·의원을 전면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 역시 아직 관련 개별 매출은 공시하지 않는다. 한미사이언스의 2025년 헬스케어 사업 매출이 1519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이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의료기기 등을 모두 포괄한 합산 수치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올해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7조5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고물가에 따른 가성비 수요와 즉석섭취식품 소비 증가가 시장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최윤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간편식은 인지도·구입경험·향후의향 모두 가장 높아 이미 완전히 성숙한 일상 식품군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향후 시장은 양적 성장보다 건강성·프리미엄화·세분화 중심의 질적 성장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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