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그먼트 개편·장기자금 확충···대표기업 육성 속도저PBR 공시·불공정거래 근절···시장 신뢰 회복 추진기술특례 확대·국민성장펀드 투자···모험자본 선순환 구축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코스닥시장 개장 30주년을 맞아 코스닥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주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혁신기업 상장 지원과 모험자본 생태계 구축,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을 중심으로 코스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정부는 코스닥이 성장주 투자의 종착지이자 세계 최고의 기술주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30년간 코스닥 시장이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1996년 개장 당시와 비교해 상장기업 수는 318개에서 1732개로 5.4배 늘었고 시가총액은 7조원에서 515조2000억원으로 73배 확대됐다. 거래대금도 11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약 7000배 증가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혁신기업 육성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코스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유망기업이 샘솟는 창업 환경을 조성하고 성장 단계별로 자금을 공급하며 투자와 회수, 재투자가 선순환하는 모험자본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그 중심에 바로 코스닥이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세 가지 방향의 구조개혁을 추진한다. 우선 혁신기업의 성장과 상장을 적극 지원한다. 소액공모 한도를 기존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고 대형 투자은행(IB)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직접·간접 투자와 2조원 이상의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통해 투자와 회수, 재투자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한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도 지속 확대한다. 바이오 중심이었던 기술특례상장을 인공지능(AI), 에너지, 우주에 이어 로봇, 정보보안(IT보안), K-콘텐츠까지 넓혔으며 연내 추가 확대도 추진한다. 해외 유망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회(IR)도 강화해 새로운 상장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시장 구조 개편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세그먼트 분리를 통해 대표 기업을 선별하고 기관투자자의 벤치마크 지수 편입과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을 지원해 우수 기업이 다른 시장으로 이전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연기금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활용한 장기 투자 기반도 확대한다.
투자자의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맞춤형 기업 IR과 리서치 보고서도 확대한다. 세그먼트 간 승강제를 도입해 기업 간 경쟁과 성장 유인을 높이고 벤처업계와 정례 협의체를 운영해 시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장 신뢰 회복과 투자자 보호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부실·한계 기업들이 시장 전반의 신뢰를 훼손하고 우량 기업까지 저평가를 받게 만든다는 문제의식이 지속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날부터 동전주와 시가총액 기준 등을 반영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내년 6월까지 집중 관리기간을 운영해 부실기업을 신속하고 질서 있게 퇴출할 방침이다.
오는 11월부터는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을 공표하고 저PBR 태그를 부착하거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제출하도록 유도해 기업 스스로 체질 개선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 확대·개편된 주가조작 합동대응단과 무제한 신고포상금 제도를 활용해 불공정거래 대응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중복상장 원칙 금지와 예외 인정 원칙을 적용해 주주 보호와 기업 자금조달의 균형을 맞추고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와 사전 수요예측 제도를 도입해 투자자 권익도 강화한다.
금융당국은 시장 참여자들과 정책 방향을 긴밀히 협의하며 코스닥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코스닥의 체질 개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의 정책 노력과 거래소의 책임감 있는 시장 운영, 기업들의 과감한 혁신과 성장 노력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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