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가격 띄우고 국내서 차익···가상자산 시세조종 첫 고발

보도자료

해외서 가격 띄우고 국내서 차익···가상자산 시세조종 첫 고발

등록 2026.07.01 15:24

박경보

  기자

국내·해외 거래소 연계한 장기 시세조종 혐의 적발API 시장가 주문·고가매수 결합한 초단기 시세조종도 고발금융당국 "추종매수 자제···시장경보 체계 지속 고도화"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금융위원회가 국내외 거래소를 오가며 시세를 조종한 투자자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시세조종 혐의자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이용자들에게 소수 계정 거래 집중 종목과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의 급격한 가격 변동에 각별히 유의하고 추종매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12차 정례회의에서 가상자산시장 시세조종 사건 2건의 혐의자에 대해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

첫 번째 사건은 대규모 자금을 활용한 장기 시세조종 사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혐의자는 약 두 달 동안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된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시세를 조종했다.

혐의자는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해당 가상자산 글로벌 유통물량의 절반 수준까지 확보하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형성했다. 이후 매수세가 강한 시장 분위기를 인위적으로 만들면서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특히 해외 거래소에서 먼저 가격을 끌어올린 뒤 복수 거래소 상장 가상자산의 가격 동조화 현상을 이용해 국내 거래소 가격 상승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혐의자는 해외 거래소에서는 손실을 봤지만 국내 거래소에서 이를 웃도는 이익을 실현했고, 그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피해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

두 번째 사건은 이른바 '김치코인'을 대상으로 한 초단기 시세조종 사례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사업자가 발행하고 국내 거래 비중이 높은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시장가 API 주문을 과도하게 반복해 다른 투자자들의 매매를 유인하는 행위를 기획 조사했다. 해당 유형의 가상자산은 시가총액이 작고 호가층이 얇아 가격이 쉽게 급등락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 혐의자는 우선 특정 가상자산을 미리 매집한 뒤 API 채널을 통해 1초 안에 수차례 시장가 매수·매도 주문을 반복 제출했다. 동시에 웹(Web) 채널에서는 매도 10호가 이상의 고가 매수 주문을 반복 제출해 시세를 끌어올렸고 이후 유입된 매수세를 활용해 보유 물량을 분할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이용자들에게 가격이나 거래량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급등하거나 급증하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추종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고래' 투자자가 유통 물량을 집중적으로 매집한 뒤 가격을 끌어올리고 한꺼번에 매도하는 이른바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방식은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고래' 투자자의 매집과 처분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소수 계정 거래집중 시장경보 제도를 지속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경보는 상위 10개 계정의 매매 관여율이 50% 이상이면 투자주의, 75% 이상이면 투자경고, 90% 이상이면 투자위험 단계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가상자산시장 불공정거래 조사체계를 지속 고도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고래' 투자자의 시세조종 등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신속히 적발하고 적발된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히 조치하는 등 이용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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