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가분리 장벽 깨나···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미래에셋컨설팅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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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분리 장벽 깨나···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미래에셋컨설팅 품으로

등록 2026.07.09 13:33

한종욱

  기자

금융-가상자산 산업 경계 허무는 첫 사례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건홍콩 투자 플랫폼 MAPS와 함께 투트랙 전략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전이 8부 능선을 넘었다. 국내 최초로 금융그룹 계열사를 통한 거래소 인수가 첫발을 떼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산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인수 건을 승인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주식 2691만주를 약 1335억원에 취득해 지분 92.06%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넥슨 지주회사 NXC와 SK측 보유 물량 전량이다.

그중 SK플래닛은 보유 중이던 코빗 주식 922만 주를 약 457억원에 매각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코빗은 사실상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재편된다.

시장 여파 적어···금가분리 빗장도 풀리나


이번 거래는 국내 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첫 사례다. 비금융 계열사를 활용해 금가분리 규제를 비껴간 '미증유의 사례'로 평가된다. 그간 금융사의 직접 진출이 제도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지배구조를 활용한 간접 진입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시장 집중도와 경쟁 제한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독과점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회사 제출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1위 거래소인 업비트가 약 69%, 2위 빗썸이 약 28%, 3위 코인원이 약 2%, 4위 코빗이 약 0.5%, 5위 고팍스가 약 0.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사실상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정책 기조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추가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부처 간 입장도 고려된 결정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도 공정위 승인이 선행된 만큼 큰 틀에서 거래 성사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지난 5월 금가분리 규제상황이 달라졌다는 뉘앙스를 낸 것이 신호탄"이라며 "공정위가 금가 분리 측면을 검토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부처 간 상호 소통된 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도 해소


미래에셋컨설팅이 금융정보분석원의 대주주 승인 변경 문턱만 남겨두게 된 만큼 향후 검토 시점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는 8월 20일부터 시행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에서는 대주주 및 임원에 대한 적격성 심사가 강화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심사 과정에서 ▲자금 조달의 적정성 및 출처 ▲대주주의 재무 건전성 ▲형사처벌 이력 등 법적 리스크 ▲지배구조의 투명성 ▲자금세탁방지(AML) 및 내부통제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여기에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사업 수행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미래에셋 계열사 일부가 기소된 형사 소송이 무죄로 마무리되면서 법적 리스크는 일단락됐다.

투트랙 전략 가속화···관건은 '타이밍'


이와 함께 미래에셋은 해외 플랫폼 구축과 국내 거래소 인수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홍콩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코빗 인수를 통해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 기반을 확보하면서 양 축을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핵심 축은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전개 중인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다. MAPS는 주식, ETF 등 전통 금융상품과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멀티에셋 투자 인프라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4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개인 대상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같은 전략은 미국 로빈후드의 행보와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로빈후드는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출발해 가상자산 거래를 통합하고, 최근에는 파생상품과 자산 관리 영역까지 확장하며 '올인원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산군 간 경계를 허무는 플랫폼 경쟁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승인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는 상황'을 가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네이버 동맹에 맞선 강력한 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법제화에 맞춰 빠르게 제도권에 안착이 되지 않는다면 인수 시너지를 일부 잃어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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