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자본과 반도체를 넘어 AI 모델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제공 제한 방안을 검토하면서, 자본과 반도체를 겨냥했던 1차 경쟁에 이어 AI 모델과 기술인력까지 통제하는 '2차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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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자본과 반도체를 넘어 AI 모델과 기술인력 통제로 확산
중국은 AI 모델의 해외 제공 제한 방안을 검토하며 '2차전'이 시작됐다는 평가
미국은 외국회사책임법 등으로 중국 기업의 상장과 투자를 제한
중국도 해외 상장과 데이터 안보 심사 강화
AI 모델과 오픈웨이트 모델까지 통제 대상으로 부상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바이트댄스 등과 고성능 AI 모델 해외 제공 제한 논의
AI 기술 유출 방지와 외국 자본 투자 제한 방안 검토
구체적 규제 내용과 시행 시기는 미정
국내 AI 산업은 미국산 GPU·클라우드 의존도 높음
중국 AI 모델의 해외 제한 시 국내 기업은 대체 모델 확보와 시스템 전환에 추가 비용 부담 가능성
AI 기술의 국내 풀스택 자립은 단기간에 어려움
경쟁 가능한 분야에 투자 집중, 공급망 위험 분산 필요
AI 연산능력 90%가 미국·중국에 집중, 한국은 공급처 다변화 전략 필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출발점은 자본시장 통제였다. 미국은 2020년 외국회사책임법(HFCAA)을 제정해 회계감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2022년 미국 회계감독기구(PCAOB)와 중국 당국이 회계감독 협력에 합의하면서 중국 기업의 대규모 상장폐지 우려는 완화됐지만, 미국의 대중 견제는 상장 규제에서 비상장 투자 통제로까지 확대됐다.
중국도 해외 상장과 데이터 안보 심사를 강화했다.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사이버안보 조사 이후 이듬해 상장폐지했다. 미국은 2025년부터 중국의 특정 반도체·양자·AI 분야에 대한 자국민의 투자를 금지하거나 신고하도록 하며 통제를 비상장 투자까지 넓혔다.
이를 자본시장 갈등에 이은 AI 패권 경쟁의 '2차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1·2차전은 공식적인 정책 구분이 아니라 경쟁 범위가 확대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표현이다.
AI 모델도 새로운 통제 대상으로 부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알리바바·바이트댄스·Z.ai 등 주요 AI 기업과 회의를 열고 고성능 AI 모델의 해외 제공 제한 방안을 논의했다. 규제 대상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차세대 모델뿐 아니라 개발자가 내려받아 수정·활용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도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AI 기술의 해외 유출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AI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중국 AI 스타트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 제한을 추진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 대상과 시행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은 2022년부터 첨단 AI 반도체와 제조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해 왔다. 2024년에는 HBM 등 고대역폭 메모리와 관련 장비·소프트웨어까지 통제 범위를 넓혔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자체 AI칩 개발과 국산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AI 모델까지 새로운 통제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반도체 중심에서 AI 모델과 핵심 기술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중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된다. 중국의 주요 오픈웨이트 AI 모델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높은 개방성을 앞세워 해외 개발자와 기업을 확보해 왔다. 해외 제공이 제한될 경우 핵심 기술의 유출 가능성은 낮출 수 있지만, 글로벌 개발자와 투자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해 온 해외 스타트업과 기업들은 대체 모델 도입에 따른 개발비와 전환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미중 AI 패권 경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국내 AI 산업은 고성능 GPU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미국 기업 의존도가 높은 반면, 반도체 산업은 중국 생산·수요와 미국의 수출통제라는 두 가지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 AI 모델의 해외 접근이 제한될 경우, 저비용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해 온 국내 기업들은 대체 모델 확보와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모든 AI 기술을 국내에서 확보하는 풀스택 자립은 단기간에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신 AI 모델과 클라우드처럼 경쟁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반도체·가속기와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공급망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KAIST 등 국제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 AI 연산능력의 약 90%가 미국과 중국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캐나다·영국·독일·싱가포르 같은 AI 중견국이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 인재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에는 HBM과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GPU·클라우드·AI 모델의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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