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HBM4 경쟁 막 올랐다···SK 수성, 삼성 추격 본격화

산업 전기·전자

HBM4 경쟁 막 올랐다···SK 수성, 삼성 추격 본격화

등록 2026.07.09 16:23

강준혁

  기자

'검증된 양산력' vs '기술·공급망' HBM4 고객 확보 경쟁 본격화구글·MS·아마존 등 자체 AI 칩 확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시장의 승부처가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 HBM)로 이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망을 앞세워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선 반도체 공정과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무기로 추격에 나섰다.

뉴스웨이DB뉴스웨이DB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경쟁의 핵심은 단순히 더 빠른 메모리를 만드는 것을 넘어 글로벌 AI 기업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기술 우위'를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에 1c D램(10나노급 6세대 D램)을 적용한다. 기존 세대보다 미세한 공정을 활용해 데이터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여기에 4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까지 결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HBM4의 최대 속도를 11.7Gbps(초당 기가비트) 수준으로 목표하고 있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회(JEDEC)가 정한 기준인 8Gbps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또 다른 경쟁력은 '종합 반도체 역량'이다.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까지 모두 갖춘 만큼 AI 반도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반도체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엔비디아가 최대 수요자로 시장 영향력이 컸다. HBM 공급 경쟁도 사실상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여부가 좌우했다.

삼성전자가 HBM3E(5세대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에 밀린 이유도 엔비디아 공급망 확보가 늦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을 확대하면서 HBM 고객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정 고객 한 곳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AI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삼성전자에는 이 같은 시장 변화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현재 시장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에서 확보한 양산 경험과 안정적인 수율(생산 제품 중 정상 작동하는 비율)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오랜 협력 관계는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4에서도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다양한 빅테크 고객 확보를 통해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결국 HBM4 경쟁은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높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양산 능력과 고객과의 장기 협력 관계를 확보하는 기업이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에서는 얼마나 빠른 제품을 만드는지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