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 밸류체인 현지화 전략 가속HMGMA 등 현지 공장에 자동차강판 공급포스코와 합작···관세 대응 위한 체계 구축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구상해온 북미 철강 공급망이 본격적인 구축 단계에 들어간다. 현대제철이 오는 9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 착공에 나서면서 자동차 강판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조달하는 체계가 현실화된다. 미국의 고율 철강 관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북미 완성차 생산기지를 뒷받침할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기공식을 9월4일로 확정하고 현지 주요 참석자를 대상으로 참석 여부 회신(RSVP)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제철도 앞서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3분기 착공과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한 대미 투자 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3월 정 회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2028년까지 최초 210억달러(약 31조5000원) 대미 투자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이후 로봇·자동차 공장 생산능력 투자를 확대하면서 최종 투자 규모는 260억달러(약 37조원)로 확정됐다.
정 회장이 백악관에서 제시했던 공급망 청사진이 1년 반 만에 실제 공사로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북미 현지화 전략도 실행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저탄소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특화 제철소로, 현대제철·현대차·기아·포스코가 총 58억달러(약 8조7000원)를 합작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저탄소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북미 완성차 업체 등에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합작법인인 '현대-포스코 루이지애나 LLC'의 지분은 현대차그룹이 80%(현대제철 50%, 현대차 15%, 기아 15%), 포스코그룹이 20%를 보유한다.
현대제철은 기공식을 앞두고 착공 준비 대부분을 마무리했다. 올해 초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 인근 687만9656㎡(약 208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고, 이탈리아 설비업체 다니엘리와 직접환원철(DRI) 플랜트 및 전기로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압연 설비는 독일 SMS그룹이 공급하며 제철소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는다.
포스코그룹 입장에서도 북미 생산기반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생산 협력 및 지분 투자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일부 보완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철소 가동 이후 미국 판매 차량의 약 80%를 현지 생산·조달 체계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HMGMA 준공으로 미국 연간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는 120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연산 27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이 확보되면 현대차그룹 북미 생산 물량 대부분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생산과 철강 공급을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연결하는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철강 50% 관세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도 수출 중심에서 현지 생산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 착공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국내 철강업계의 북미 공급망 재편을 알리는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는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가장 확실한 대응책 중 하나"라며 "루이지애나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장 신설이 아니라 자동차와 철강 공급망을 미국 현지에서 완성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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