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투자 유치의 장"···벤처·VC 한자리 모은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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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유치의 장"···벤처·VC 한자리 모은 한미약품

등록 2026.07.15 16:18

수정 2026.07.15 16:50

임주희

  기자

한미약품-키움증권, 공동 주관 '바이오 이노베이션 데이' 성료에스엔이바이오·시앤큐어 등 유망 벤처 10곳 사업 모델 주목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사진=한미약품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사진=한미약품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가 고금리와 투자 위축으로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미약품이 업계 체질 개선을 위한 '구원 투수'로 나섰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바이오벤처와 투자자들이 만나는 공간을 제공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가 뿌린 오픈이노베이션의 씨앗이 10년만에 '금융과의 결합'이라는 열매를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가 자본시장과 바이오벤처의 결합을 이끌면서 '한국판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15일 한미약품과 키움증권은 서울 송파구 한미 C&C 스퀘어에서 '한미·키움 바이오 이노베이션 데이(Hanmi × Kiwoom Bio Innovation Day)'를 개최했다. 한미약품은 행사를 기점으로 단순 기술 도입 및 이전을 뜻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1.0'을 넘어 제약바이오산업과 자본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2.0'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 초 취임한 황상연 대표의 제안으로 출발했다. 애널리스트 등 금융투자업계 출신인 황 대표는 바이오벤처가 직면한 가장 큰 방벽이 '투자 유치'라는 점에 주목했다.

황상연 대표는 개회사에서 "최근 국민성장펀드 등으로 대형 유니콘 기업의 환경은 일부 개선됐지만, 일반 펀드 조성은 오히려 풍선효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바이오벤처 현장은 무더운 날씨와 반대로 여전히 추운 겨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장 첫 만남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최대한 많은 명함을 교환하며 '신뢰의 씨앗'을 뿌려 달라"며 "한미약품은 혼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전체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황 대표가 금융 출신이다 보니 투자자가 실제 매력을 느끼고 관심 가질 만한 기업들을 선정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며 "비상장 바이오 기업들이 투자자와 직접 소통할 기회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 산업의 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역시 황 대표의 제안에 공감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15일 한미약품과 키움증권은 서울 송파구 한미 C&C 스퀘어에서 'Hanmi × Kiwoom Bio Innovation Day'를 개최했다. 사진=임주희 기자15일 한미약품과 키움증권은 서울 송파구 한미 C&C 스퀘어에서 'Hanmi × Kiwoom Bio Innovation Day'를 개최했다. 사진=임주희 기자

행사에 발표에 나선 기업은 ▲딥카디오 ▲리파인 ▲메디튤립 ▲씨앤큐어 ▲에어로바이오 ▲에스엔이바이오 ▲오디엔 ▲오토텔릭바이오 ▲포트래이 ▲휴런 등 유망 바이오·디지털헬스 기업 10곳이다. 키움증권과 관련 산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평가위원단의 심사를 거친 후 연단에 올랐다.

그 중 에스엔이바이오는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세계 최초로 엑소좀 분야에서 식약처 임상 승인을 받았다. 현재 뇌경색 치료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창업 이래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상 1b상 완료 및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진입을 목표로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라운드를 진행 중"이라며 "화장품 사업 분야의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디딤돌 삼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당뇨 동시 치료 복합제인 'ATB-101'의 미국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한 오토텔릭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2024년 멕시코와 2025년 브라질 기업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오토텔릭바이오 대표가 발표에 임하고 있다. 사진=임주희 기자김태훈 오토텔릭바이오 대표가 발표에 임하고 있다. 사진=임주희 기자

김태훈 오토텔릭바이오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FDA와 두 차례의 프리 IND(Pre-IND) 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한국 임상 3상 데이터 활용 및 미국 현지 임상 1상 결과만으로 미국 품목허가(NDA) 신청이 가능하다는 공식 동의를 받아냈다고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미국 임상 1상 IND 승인을 획득하고 현지 임상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당사의 롤모델이자 피어그룹(Peer Group)은 바로 한미약품"이라며, "한미약품이 과거 아모디핀, 아모살탄 등 혁신 복합제를 통해 자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혁신 신약 R&D에 재투자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이끌어냈듯, 오토텔릭바이오 역시 ATB-101을 시작으로 만성 질환 복합제 시장에서 연간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창출하는 자생적 성장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세대 박테리아 항암제 및 방사성 의약품 플랫폼을 개발 중인 시앤큐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앤큐어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의 낮은 반응률(17~38%)을 극복하기 위해, 암 조직으로만 찾아 들어가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정맥주사용 살모넬라 균주 기반 치료제 'CNC-101'을 개발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글로벌 CDMO와의 계약을 통해 세계 최초의 정맥주사용 동결건조 완제의약품(DP) 생산을 완료하는 독보적인 CMC(제조품질관리) 장벽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1상 및 기술이전 논의 가속화를 위해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진행, 이를 바탕으로 2028년 코스닥 상장(IPO)을 달성할 계획이다.

테크 바이오 기업 포트래이는 투자자뿐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타기업 관계자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포트래이는 공간 전사체 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해 신약 연구개발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약물이 암 조직 내부 어디까지 도달하고 작동하는지 시각적 공간 지도로 입증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셀트리온과 10개 신약 타깃 공동 연구에 따른 마일스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성을 증명했다.

이대승 포트래이 대표가 발표에 임하고 있다. 사진=임주희 기자이대승 포트래이 대표가 발표에 임하고 있다. 사진=임주희 기자

이대승 포트래이 대표는 "1회 실험을 수행할 때마다 6000만원 상당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한번만 실패해도 연구원 연봉 이상의 돈이 사라지는 문제가 존재하는데, 이는 심리적·재무적 부담"이라며 "인간의 실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실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구축, 고품질의 공간 데이터를 안정적이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해자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45억 원의 시리즈B를 포함해 누적 208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25억 원, 연간으로는 40억 원의 가파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자금 여력이 충분해 당장 자금 조달이 급하지는 않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차기 투자 유치(시리즈 C)를 앞두고 신뢰 관계를 맺을 장기 투자 파트너를 선제적으로 구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각 분야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려는 차세대 주자들이 참여해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

에어로바이오는 외부 유해 물질의 침투를 막는 호흡기 상피세포 장벽 치료용 '넥틴-4(Nectin-4)' 타깃 혁신 단클론 항체를 소개했다. 천식, 아토피, 폐암 전임상에서 탁월한 종양 억제 및 세포 사멸 유도 효과를 확인했으며, 현재 독성 연구 마무리와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2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오디엔은 병원 처방 시스템(EMR) 연동 인지행동치료 기반의 디지털 치료제 'DP.E-66'을 선보였다. 대웅제약이 팁스(TIPS) 운영사이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대형 국책과제 주관사 선정으로 3년 가량의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올가을 출시 예정인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와의 패키지 처방 시너지를 제안해 큰 주목을 받았다.

리파인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해 복잡한 앱 조작 없이 오직 'AI 대화·통화'만으로 일상 속에서 인지 능력을 평가하고 훈련하는 안부 전화 솔루션 '클리어'를 발표했다. 지자체 치매안심센터 시범 사업을 통해 리얼월드 데이터를 축적 중이며, 최근 SK텔레콤과의 B2C 공동 사업 논의에 발맞춰 5억~1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 유치(Pre-A)를 추진한다.

해당 기업들은 전문 투자기관(VC, PE, 증권사) 앞에서 IR 피치를 진행한 후, 실질적인 투자 유치 및 사업 협력을 위한 1대1 미팅을 진행했다. 1대1 미팅은 IR 피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준비된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투자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모여들어 사업을 향한 높은 관심을 재확인했다.

헬스케어 전문 투자VC 관계자는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라고 해 참석했다"며 "당장의 투자를 결정하기 보단 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PE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바이오 분야는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이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바이오벤처와 자본 시장 관계자들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업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동안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시도됐으나 대다수가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 그렇다 보니 실제 투자나 사업적 성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했다.

황 대표는 "JP모건도 꾸준히 행사를 하면서 좋은 비즈니스 미팅의 기회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벤처와 투자자들의 만남에 좋은 공간이 되는 것이 목표이자 희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임 100일을 맞이한 황 대표는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취임 때 약속드렸듯 법과 원칙에 입각해 전체 주주의 가치와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며 "외부에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내실을 기하는 ESG 경영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원재료 비용 절감에 따른 품질 우려' 소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원재료 비용 절감 소문은 사실무근이며 완전한 오해"라고 일축하며 "제약회사는 품질이 완벽히 보장된 원료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절대적인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품질 최우선 경영이라는 대원칙 아래에서 품목 포트폴리오를 합리적으로 리밸런싱하는 등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의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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