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ADC 물량 공세 우려···"판을 바꾸는 이노베이션 필요"'오픈 이노베이션' 통해 비(非)암·비(非)ADC 영역 확장 고민
"제가 왜 대표 자리를 물려준지 아십니까? 미래를 위해, 초격차를 만들기 위함입니다"(김용주 리가켐바이오 회장)
국내 대표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의 창업주 김용주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진짜 이유를 공개했다.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리가켐바이오 R&D Day 2026'에 참석한 김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중국 등 글로벌 후발 주자들이 추격할 수 없는 '미래 초격차 플랫폼' 기술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모든 세션을 경청한 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중국발 글로벌 기술이전(L/O) 쓰나미가 거세다"면서 "비단 바이오뿐만 아니라 배터리 등 우리가 주력 산업이라 생각하는 모든 분야에 중국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허가 20년 보호된다지만 5~6년만 지나면 카피 제품이 등장하고, 물량 공세를 퍼붓는 그들을 이길 방법은 하나뿐"이라며 "중국이 못 따라오도록 계속 도망가는 '초격차 전략'밖에 없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김용주 회장이 생각하는 '초격차'는 기존 ADC 파이프라인의 고도화를 넘어선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이다. 그는 "ADC 개념이 나온 지 100년이 넘었고 그동안 세대 변화가 있었지만, 왜 세포(Cell)를 집어넣으면 안 되나? 화학과 바이오의 결합을 넘어 다른 오간(장기)으로 갈 수는 없나?"라고 반문하며 "이런 초격차 연구는 이미 5년 전부터 내부에서 준비해 온 영역"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기획이라는 게 확실하게 임상 적용을 할 수 있겠다는 정말 크리티컬한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을 안 하는 게 좋다"며 신중함을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160명 내부 인원만으로는 절대 갈 수 없기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매체를 통해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용주 회장의 '초격차 결단'은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대표를 향한 굳건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두 사람은 LG화학 시절부터 40여 년간 동고동략한 사이다. 박 대표는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부터 20여 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2인자로서 안방살림을 책임져왔다.
창업주의 신뢰를 바탕으로 리가켐바이오의 '미래 초격차'라는 큰 그림을 그리게 된 박 대표는 국민성장펀드와 최대주주인 오리온그룹, 제3의 금융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ADC 후보물질 수를 늘리고 임상 개발 단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초기 단계 기술이전은 물론 가치가 큰 핵심 파이프라인의 경우 임상2상, 3상 등 후기 단계까지 직접 개발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기존의 차별적 장점을 가지고 빠르게 임상에 진입하는 동시에 초격차 전략을 가진 LCB 2.0으로 3년 후부터 임상 개발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발 쓰나미가 오면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커졌고, 질적인 변신을 하지 않으면 향후 ADC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봤다"며 "리가켐바이오는 임상적으로 검증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국식 물량전이 아닌 기술 완성도와 차별성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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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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