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화 국제화 로드맵 발표해외 금융기관 통한 원화 거래 허용 추진역외원화결제망 구축·외환 규제 완화
정부가 원화를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통화로 키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외국인이 해외 금융기관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대출·송금까지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19일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원화를 현재의 제한적 거래 통화에서 해외에서도 활용 가능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해외 금융기관을 통한 원화 거래 허용이다. 일정 요건을 갖춘 해외 금융기관을 '역외원화결제기관'으로 지정해 외국인이 국내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도 현지에서 원화를 보유하고 다른 외국인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에 있는 금융기관에서 원화 계좌를 만들고 원화 송금이나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은행에 해외 원화 거래를 최종 처리하는 '역외원화결제망'을 구축한다.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 정식 가동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시차와 관계없이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정책은 한국 경제의 위상 변화에 따른 외환 정책 전환으로 풀이된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자본 유출입 관리에 초점을 맞춰 원화 거래를 제한해왔다.
하지만 국내 증시 규모 확대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을 계기로 외국인 자금 유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이다.
외환 규제도 완화한다. 외국인의 원화 자본거래 사전신고 기준 금액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사전 신고 중심 체계를 사후 보고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외국인의 국내 금융시장 접근성도 높인다. 정부는 증권 거래와 결제 정보를 자동 연계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장사의 영문 공시 확대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원화 사용처 확대에도 나선다.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기업에는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주요 교역국과 달러를 거치지 않는 현지 통화 직거래 체계를 확대한다.
다만 원화 국제화가 확대되면 자본 이동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과제다. 이에 외환시장 안정 장치를 보강하고 국가 간 통화스와프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충격에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화 국제화는 단순히 거래 편의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한국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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