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4시간 원화 결제 시대 열린다···해외 계좌 허용, 코스피에 호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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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원화 결제 시대 열린다···해외 계좌 허용, 코스피에 호재 될까

등록 2026.07.20 14:38

수정 2026.07.20 15:15

김선민

  기자

정부, 원화 국제화 시동...역외 결제망 구축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정부, 원화 국제화 시동...역외 결제망 구축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정부가 해외 원화계좌 개설과 외국인 간 역외 원화 거래를 허용하는 등 '원화 국제화'에 속도를 낸다. 앞으로 외국인은 등록된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현지에서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예금·송금·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9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1월부터 24시간 역외 원화결제망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금융시장 접근성을 높여 코스피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재정경제부가 19일 발표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해외 금융기관은 역외원화결제기관으로 등록된다. 이들 기관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원화계좌 개설을 비롯해 예금·대출·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이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하거나 거래하려면 국내 금융기관과 환전 절차를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직접 보유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은행은 역외 원화결제망 구축을 통해 해외 금융시장에서도 원화 결제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해외에서 발생한 원화 거래도 한국은행 결제망 운영시간 밖에는 최종 처리가 어렵다. 앞으로는 시간대에 관계없이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대행은행에 개설한 원화 통합계좌를 통해 결제를 요청하면 한국은행 결제망에서 최종 자금 이체가 이뤄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를 조달하고 결제하는 과정이 간소화되면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 글로벌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의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 온 외환시장 접근성 문제가 개선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MSCI 역시 그동안 한국 시장의 선진국지수 편입을 검토하면서 외환시장 접근성과 투자 편의성을 주요 과제로 지적해 왔다. 올해 시장분류 검토에서도 원화의 역외 인도가 불가능하고 야간 외환시장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이번 조치만으로 선진국지수 편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외환시장 유동성과 투자 편의성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주가 잠재적인 수혜 업종으로 거론된다. 외국인 투자 확대는 증권사의 위탁매매와 수탁 업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도 외환과 결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원화 관련 거래가 늘어나면서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24시간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전산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해외 금융기관과의 경쟁도 커질 수 있어 실제 수혜는 거래 규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원화 국제화가 증시에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원화 거래가 활발해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입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원화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4시간 원화 결제 체계가 도입되면 한국은행과 국내 금융기관의 운영·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국내 금융시장 운영시간 이후에도 글로벌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간 원화 유동성 부족과 전산 장애,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해야 한다. 자금세탁 등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 안정 장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마련하느냐가 제도 안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책을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보다는 한국 금융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 기반 확대와 시장 접근성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의 할인 요인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자본 이동이 활발해지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결국 해외 원화 거래가 실제로 얼마나 늘고 외국인 투자 확대로 이어지느냐가 증시 영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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