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상승률 격차···순금융자산 326조원 감소국민순자산 2경4561조원···증가율 2.2%로 둔화가계 순자산 1경4200조원···주식·주택에 9.0% 증가

지난해 코스피가 75.6% 급등했지만 우리나라의 국가 전체 순금융자산은 326조원 감소했다.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보다 크게 오르면서 비거주자가 보유한 국내주식의 원화 평가액이 대외금융부채로 더 많이 잡힌 결과다. 반면 가계 순자산은 주식과 주택 가격 상승에 힘입어 9.0% 늘었다.
22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531조원(2.2%) 증가했다. 증가액은 전년 1142조원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고 증가율도 5.0%에서 2.2%로 낮아졌다.
비금융자산은 2경3291조원으로 857조원(3.8%) 늘었다. 전년 증가액 583조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그러나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271조원으로 326조원(20.4%) 감소했다. 전년에는 순금융자산이 559조원(53.8%) 증가했지만 1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금융자산은 2경7319조원으로 2794조원(11.4%) 증가했지만 금융부채가 2경6048조원으로 3120조원(13.6%) 늘어 증가폭이 더 컸다.
남민호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B/S팀장은 "순금융자산의 감소에는 국내외 주가 상승률의 격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환율은 2025년 중에 2.2% 정도 절상이 됐는데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남 팀장은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코스피가 작년 중에 75.6% 상승했고 미국의 경우 S&P500은 16.4%, 유로 Stoxx 50은 18.3% 증가한 걸로 계산된다"며 "해당 격차가 금융 자산과 부채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금융 부채의 상승폭이 금융 자산의 증가폭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민계정에서는 비거주자가 보유한 국내주식을 한국의 대외금융부채로 기록한다. 국내 비금융법인이 발행한 주식도 해당 기업의 금융부채로 인식한다.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주식의 평가액 증가가 거주자가 보유한 해외주식의 평가액 증가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가격과 환율 변동 등을 반영한 금융자산 거래외증감은 전년 440조원 증가에서 지난해 486조원 감소로 전환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의 거래외증감이 505조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최필근 국가데이터처 소득통계과 과장은 "작년에 순금융자산이 20.4% 감소했는데 2020년도에 11.6% 감소했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미국 등 해외 주식 호조로 순금융자산이 53.8%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지난해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는 계속 늘었다. 실제 자산 취득을 뜻하는 금융자산 순취득은 전년 119조원에서 지난해 160조원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순취득이 172조원을 차지했다. 주식을 처분해 순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자산과 부채의 상대적인 평가액 차이가 감소를 이끈 셈이다.
경제주체별로도 증시 상승의 영향은 엇갈렸다. 비금융법인의 순자산은 3657조원으로 1005조원(21.6%) 감소했다. 생산자산과 토지자산 등 비금융자산은 234조원 늘었지만 발행주식의 평가액 상승 등으로 순금융자산이 1239조원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1167조원(9.0%) 증가했다. 비금융자산은 494조원(5.0%), 순금융자산은 674조원(21.8%) 늘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증가액은 전년 -14조원에서 525조원으로 확대됐고 주택 증가액도 246조원에서 534조원으로 커졌다. 현금 및 예금도 152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가구당 가계순자산은 6억3427만원으로 7.9% 늘었다. 다만 두 수치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을 추계인구와 추계가구로 각각 나눈 평균값으로, 개인이나 가구별 자산 분포를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
가계 순자산을 끌어올린 주택 가격 상승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난해 말 전국 주택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571조원(8.0%) 증가했다. 서울의 주택시가총액은 15.9% 늘었고 경기와 인천을 합친 수도권의 전국 주택시가총액 비중은 68.6%에서 70.4%로 1.8%포인트(p) 상승했다. 전국 주택시가총액 증가율에 대한 수도권의 기여율은 92.8%였다.
국민순자산 증가분 531조원 가운데 자산 순취득 등 거래요인에 따른 증가분은 319조원, 가격 변동 등 거래외요인에 따른 증가분은 212조원이었다. 거래요인은 전년 309조원과 비슷했지만 거래외요인은 833조원에서 212조원으로 급감했다. 토지와 주택 가격 상승이 비금융자산을 끌어올렸지만 국내 증시 강세에 따른 대외금융부채의 평가액 증가가 국가 전체 순자산 증가세를 제약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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