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배럴당 120달러 경고···호르무즈·홍해 겹봉쇄 공포

산업 에너지·화학

배럴당 120달러 경고···호르무즈·홍해 겹봉쇄 공포

등록 2026.07.22 15:13

이승용

  기자

미국-이란 군사 긴장 격화, 후티 반군 봉쇄 선언 영향브렌트유·WTI 가격 상승에 아시아 원유 공급 차질 전망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동 원유 수송의 양대 관문인 이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막힐 위기에 놓이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는 불과 3주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120달러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산업계도 운임·보험료·원가가 한꺼번에 오르는 복합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79달러(2.0%) 오른 배럴당 9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86달러(2.25%) 상승한 84.34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2일의 브렌트유 71.80달러, WTI 68.69달러와 비교하면 각각 26.8%, 23.6% 오른 수준이다. 불과 3주 만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20달러 가까이 뛰며 다시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 급등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한 데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 사우디 원유를 싣고 아시아로 향하던 유조선 2척은 후티의 위협 이후 홍해에서 항로를 되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이 이미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통항 차질에 대응해 동부 유전의 원유를 동서 송유관으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옮긴 뒤 아시아로 수출해 왔다. 후티가 바브엘만데브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거나 항로를 차단하면 호르무즈의 대체 수출로조차 막히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이 전쟁 이전의 45% 이하 수준에 머물 경우 올해 4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격화와 페르시아만 원유 수송 감소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수치다.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석유류 물동량은 하루 740만배럴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7% 수준이다. 이곳의 운항이 어려워지면 유조선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아시아 지역 원유 도착이 최대 한 달가량 늦어질 수 있다. 운항 거리 증가로 용선료와 연료비, 전쟁위험보험료도 함께 오르게 된다.

국내 정유업계는 8월 가동에 필요한 원유를 이미 선적했고 9월 도입 물량도 상당 부분 계약해 당장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비축유와 약 9700만배럴 규모의 민간 재고도 단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54%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사우디·이라크·카타르산 비중만 약 33%에 달한다. 두 해협의 차질이 장기화하면 원유 가격과 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올라 정유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필요한 물량을 확보해 당장 수급 문제는 크지 않다"면서도 "두 해협의 운항 차질이 장기화하면 원유 가격과 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올라 산업계 전반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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