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고객사'에서 '동반자'로···이해진-젠슨 황, 'AI 인프라 동맹'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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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에서 '동반자'로···이해진-젠슨 황, 'AI 인프라 동맹' 첫 발

등록 2026.07.27 15:34

유선희

  기자

6월 회동 두 달 만에 지분 투자···협력 본격화엔비디아 3대 주주로···AI 팩토리 구축 자본 결합

엔비디아가 네이버에 대한 직접 투자를 결정하며 양사의 AI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당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 방안을 논의한 지 두 달여 만에 양사의 협력이 실제 지분 투자로 이어졌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AI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동맹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챗지피티 활용)그래픽=박혜수 기자(챗지피티 활용)

네이버는 이사회를 열고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하는 1조4809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 724만1564주, 신주 발행가는 주당 20만4500원이다. 엔비디아가 지급하는 총 인수대금은 10억달러로,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약 4.5%를 확보해 국민연금공단과 블랙록에 이어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투자는 6월 젠슨 황 CEO의 방한 당시 논의된 AI 팩토리 협력의 첫 번째 실행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황 CEO는 네이버 1784를 방문해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 등을 만나 AI 데이터센터와 소버린 AI, AI 팩토리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양사는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브룩필드와 함께 AI 팩토리 인프라 확대 계획을 공식 발표했고,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협력 구상을 실제 사업 단계로 옮기게 됐다.

네이버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AI 팩토리 신규 사업에 전액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약 5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6920억원, 2028년 이후 7838억원을 투자한다. 초기 55메가와트(MW) 규모의 AI 팩토리를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의 협력도 속도를 낸다. 브룩필드는 최대 90억달러(13조2000억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네이버는 브룩필드가 구축한 인프라를 사용하는 형태의 본계약 협상에 착수한다. 브룩필드를 12주간 독점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관계의 변화'다. 지금까지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GPU를 주고받는 고객사와 공급사 관계였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직접 네이버 지분을 취득하면서 양사는 AI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운영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관계가 격상됐다. 엔비디아는 장기 GPU 수요를 확보하고 AI 인프라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으며, 네이버는 안정적인 GPU 조달과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엔비디아가 네이버와 손을 잡는 이유는 기술력과 그간의 파트너십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 클라우드와 AI 서비스를 직접 운영해온 만큼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현장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의 첫 고객이자 파트너로, 첫 AI 모델 단계부터 협력해 왔다. 앞서 황 CEO가 네이버를 택한 이유로는 인력과 기술력을 꼽기도 했다. 앞서 그는 "네이버에는 세계적 수준의 클라우드·AI 전문가가 모여 있다"며 "네이버가 월드클래스 AI 회사라는 것이 답"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제조가 기반이라면, 네이버를 통해 AI 소프트웨어 피드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네이버의 안정적인 재무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의 부채비율은 41.9%, 자기자본비율은 70.5%로 차입 의존도가 낮고 재무 안정성이 우수하다. 이번 1조4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본이 증가해 부채비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네이버를 통해 AI 소프트웨어 피드백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춘 사업자를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해진 의장과 젠슨 황 CEO의 연쇄 회동이 실제 지분 투자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양사의 협력 범위는 AI 팩토리를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네이버는 AI 팩토리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며, 엔비디아 역시 GPU 판매를 넘어 AI 인프라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수연 대표는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네이버의 기술,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AI인프라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AI팩토리 고객사 유치도 속도감 있게 마무리 해, 네이버가 글로벌 AI인프라 분야의 주요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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