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유럽 등 주요 항로 운임 조정세 지속대형 선박 경쟁 벗어나 자체 집화 및 환적력 강화 목표글로벌 선사 경쟁서 실적 개선 관건
HMM이 29조원 규모의 장기 투자에 나선다. 선대 확대와 사업 다각화로 운임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전략이지만 글로벌 선복 공급 확대라는 변수 속에서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해외 터미널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 투자 계획보다 8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컨테이너 선대를 166척, 147만TEU 규모로 확대하고 벌크 선대는 110척, 1352만DWT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번 투자의 방향은 단순한 선복 확대가 아니다. HMM은 컨테이너 운임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중소형 피더선을 확충해 원양 항로와 지역 항로를 연결하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성장 시장으로 항로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선박 중심의 운송 경쟁에서 벗어나 자체 집화 능력과 환적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벌크 사업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철광석 등 에너지·원자재 운송을 중심으로 장기운송계약을 확대해 컨테이너 운임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해외 터미널 투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선박 운영뿐 아니라 항만 인프라까지 확보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임 사이클 영향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다만 HMM의 투자 환경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은 최근 고점 통과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3062.95로 전주보다 17.3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일 3326.87까지 상승한 이후 3주 연속 내리며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운임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 관세 관련 선적 선행 수요가 약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의 신규 선박 공급은 이어지고 있다.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선복 공급이 늘어나면 운임 하락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M의 핵심 노선인 미주와 유럽 항로에서도 조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해운시장 분석기관 제네타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극동발 미주 서안과 북유럽, 지중해 스팟 운임은 일주일 전보다 각각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HMM의 29조원 투자가 결국 화물 확보 능력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선박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늘어난 선대를 안정적으로 채울 물량과 운항 효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선사들이 동시에 선복 확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항로 운영 능력과 고객 기반 확대가 필수라는 평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컨테이너 운임 상승은 미국 관세 인상 우려에 따른 화주들의 조기 선적 영향이 컸다"며 "대규모 발주 물량이 인도되는 2027년부터 선복 공급 과잉 가능성이 있어 최근 운임 상승이 구조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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