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추격에 판매량 30% 하락미국 상원 중국계 주주 규제 요인 부상국내 전기차·BMW에 밀려 대책 고심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잇따른 변수를 맞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추격으로 판매가 급감했고 미국에서는 중국계 주요 주주의 지분 구조가 새로운 규제 리스크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도 판매 감소와 전기차 브랜드 약진이 겹치며 수입차 시장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부문의 올해 2분기 조정 영업이익은 9억900만유로(약 1조498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조정 매출이익률도 5.1%에서 4.0%로 낮아졌다.
실적 둔화의 가장 큰 배경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소프트웨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량 내 디지털 서비스 등 기술 경쟁력을 앞세우며 프리미엄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벤츠의 2분기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줄었다. 벤츠는 중국 지분법 투자와 관련해 7억5200만유로(약 1조2390억원) 규모 손상차손도 반영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나타난 경쟁 심화가 판매 감소를 넘어 실적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에서는 중국 자본과 연결된 지분 구조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한 중국 자동차 규제 법안에는 중국 기업 등이 1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동차 업체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벤츠의 주요 주주에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지리자동차 창업자 리수푸 측이 있다. 두 중국계 주주의 지분을 합치면 약 20%다. 법안이 현재 내용대로 시행될 경우 중국계 주주 지분이 미국 사업의 규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실제 제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안은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한 단계로 향후 입법 과정에서 내용이 바뀔 수 있다. 벤츠 역시 미국 사업 보호를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미국 사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중국 시장 부진을 보완하는 핵심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벤츠의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고, 벤츠는 2030년까지 미국에 70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의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2만97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점유율은 16.18%를 기록했다.
벤츠는 한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2016년 BMW를 제치고 연간 판매 1위에 오른 뒤 2022년까지 7년 연속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3년 BMW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테슬라에도 밀렸다.
상반기 판매량은 BMW가 3만9151대, 테슬라가 5만6139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간 경쟁 구도에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까지 가세한 결과다.
벤츠코리아는 판매 방식 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직판제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를 도입했다. 기존 딜러사가 관리하던 재고와 가격 정책을 본사가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가격 통제력 강화다. 전국 판매 네트워크에 동일 가격 정책을 적용해 딜러사별 할인 경쟁을 줄이고 브랜드 가치를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도입 초기인 만큼 판매량 변화와 제도 효과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벤츠는 전체 판매량보다 고부가 차종 중심의 수익성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AMG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36%, G클래스 판매량은 약 25% 증가했다.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 신형 출시도 예정돼 있다.
글로벌 본사 역시 가격 경쟁을 통한 판매 확대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무리한 할인보다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장 환경은 과거와 달라졌다.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있고, 미국에서는 공급망과 지분 구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브랜드와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벤츠가 유지해온 프리미엄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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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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