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가 1.6조 부르자 1.8조로 뛰었다···오스탈USA 몸값 왜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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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1.6조 부르자 1.8조로 뛰었다···오스탈USA 몸값 왜 올랐나

등록 2026.09.11 08:49

김제영

  기자

와일드캣 가세로 2파전···한화, 가격 경쟁 변수美 조선업 재건·생산능력 부족에 전략적 가치 부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조선소 오스탈USA의 몸값이 한 달 만에 최대 1조8000억원으로 뛰었다. 한화그룹이 최대 12억달러를 제시하자 미국 투자회사 와일드캣이 최대 13억5000만달러를 불렀다. 실적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생산기반 자체에 가격이 붙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탈은 호주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와일드캣이 주도하는 투자자 컨소시엄으로부터 오스탈USA 인수 의향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안된 기업가치는 12억5000만~13억5000만달러다. 원화로 약 1조6700억~1조8000억원에 해당한다.

앞서 한화는 지난달 오스탈USA의 기업가치를 10억5000만~12억달러로 평가했다. 원화로 약 1조4000억~1조6000억원이다. 와일드캣은 한화가 제시한 최고가보다 5000만달러 높은 가격을 최저가로 제시했다. 최고가 기준으로는 1억5000만달러 차이가 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스탈USA의 실적이다. 몸값이 오르는 동안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오스탈USA는 2026 회계연도에 2억280만호주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화로 약 1960억원이다. 전년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인수 가격이 높아진 것은 미국 조선업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미국은 해군력 강화와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발주 물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건조할 생산시설과 숙련 인력이 부족하다.

새 조선소를 짓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조선소만 만든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숙련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기자재 공급망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 발주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품질과 보안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미 생산시설을 갖춘 조선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 정부와 계약을 맺고 함정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조선소라면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오스탈USA가 이런 조건을 갖춘 업체다.

오스탈USA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선박 생산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관련 사업에도 참여해왔다. 미국 정부 발주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시설과 사업 경험을 함께 갖춘 셈이다.

오스탈USA는 지금까지 미 해군에 34척의 함정을 인도했다. 2022년부터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GDEB)와 협력하고 있다. GDEB는 미 해군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맡는 업체다. 오스탈USA는 잠수함 관련 모듈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도 진행 중이다. GDEB는 오스탈USA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모듈 생산시설 MMF3의 설계와 건설, 장비 확충 등이 포함된 계약이다. 기존 조선소를 활용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수주잔고도 상당하다. 오스탈USA의 공식 수주잔고는 100억달러를 웃돈다.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수상함 관련 사업이 포함돼 있다. 잠수함과 항공모함 관련 생산 물량도 있다.

수주잔고가 곧 수익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익은 계약별 원가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사업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도 살펴봐야 한다. 신규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현재 실적보다 미국 내 생산기반을 얼마나 가치 있게 평가하느냐에 있다. 한화와 와일드캣 모두 오스탈USA가 보유한 조선소와 정부 발주 사업 수행 경험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와일드캣의 제안으로 인수전은 2파전으로 좁혀졌다. 한화로서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 조선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생산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적 필요성과 가격 부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

최종 인수 가격은 오스탈USA의 사업 위험까지 반영해 결정될 전망이다. 기존 함정 사업의 원가 부담이 변수다. 신규 시설 투자비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정부 발주 사업에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한화는 현재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현금결제형 총수익스왑(TRS)을 통해 추가 9.9%에 대한 경제적 이해관계도 갖고 있다. 호주 정부로부터는 오스탈 지분을 최대 19.9%까지 확대할 수 있는 승인도 받았다.

이번 인수전은 미국 조선업의 가치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수주와 실적이 조선소 가치의 핵심이었다. 미국이 조선업 재건에 나서면서 생산시설과 숙련 인력, 공급망, 정부 사업 수행 경험도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함정 발주가 늘어날수록 생산능력의 희소성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규 조선소를 건설해 생산체계를 갖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조선소를 인수하면 이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오스탈USA의 몸값이 실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업의 가장 큰 문제는 발주 물량보다 이를 소화할 생산능력"이라며 "생산시설과 인력,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조선소의 전략적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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