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 심화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재정건전성 경고등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섰으나 단 하루 만에 국채금리가 오히려 반등했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국제유가까지 다시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장기 국채 금리 폭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 이상으로 2배 즉각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 유통되는 장기채 물량을 줄여 가격을 지지하고 금리를 낮추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혹했다. 글로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발표 직후의 하락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다시 4.71%대로 올라섰고, 5.19%대까지 떨어졌던 30년물 금리 역시 5.24% 안팎으로 다시 상승했다.
금리 반등의 결정적 원인은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 여파로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하게 자극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2.36% 오른 배럴당 93.78달러, WTI는 2.33% 상승한 87.83달러로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달 24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안정 추세를 훼손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자 채권 투자자들은 실질 가치 하락을 우려하며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재무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 효과를 하루 만에 무력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유가 불안 외에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구조적 악재가 겹쳐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 총액이 40조달러를 돌파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정부가 빚을 갚기 위해 국채 발행을 계속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국채와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민간의 자금 수요도 만만치 않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회사채 발행과 차입에 나서면서 시중의 장기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WSJ은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AI 관련 기업 차입 확대, 급증한 연방정부 부채가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을 함께 이끄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재무부의 잦은 시장 개입 자체가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무부가 특정 금리 수준을 의식해 개입한다는 인식이 강해질 경우 기존의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국채 운용 원칙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금리 상승이 비정상적인 시장 혼란 때문이라기보다 재정과 물가 등 펀더멘털에서 비롯된 만큼 시장 수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는 시도가 근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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