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불참 기류가 짙어지면서 지스타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맞았다. 게임사들의 사업 전략이 달라진 만큼 게임쇼 역시 과거와 같은 방식만으로는 참가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게임사들이 지스타를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대규모 부스를 꾸리고 신작 시연을 준비하려면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을 함께 겨냥하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국내 이용자 중심의 지스타보다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무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결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지스타 참가에 투입한 비용과 인력을 넘어설 만큼의 홍보 효과와 사업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스타도 변화에 나섰다. 지스타는 올해 '산업과 타깃 오디언스의 외연 확장'과 '인하우스 콘텐츠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게임을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회에서 벗어나 기술과 서사가 결합한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보다 다양한 관람객과 산업 관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 선정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지스타 개최 이후 처음으로 게임사가 아닌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다. 게임을 넘어 AI와 내러티브 등 새로운 콘텐츠 영역을 행사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지스타의 변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변화 자체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방향이다.
지스타가 외연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게임 전시회로서의 본질이다. AI와 웹툰, 모빌리티 등 새로운 콘텐츠를 끌어들이는 것만으로 게임사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기는 어렵다. 게임사들이 '굳이 지스타에 참가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참가 비용과 준비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나올 만한 사업적 가치가 있다는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올해는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참여가 줄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게임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게임사들이 국내 전시회보다 글로벌 무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질수록 지스타가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사업적 가치가 무엇인지 더욱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결국 올해 지스타가 넘어야 할 벽은 단순한 흥행이 아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왜 지스타에서 멀어지고 있는지를 직시하고, 다시 돌아올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참가사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지스타가 여전히 의미 있는 무대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지스타는 이미 변화의 첫발을 뗐다. 이제는 그 변화가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외연 확장이라는 이름 아래 콘텐츠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전시회로서의 본질적인 경쟁력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에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변화의 시도 자체가 의미를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올해 지스타가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여준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지스타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가 제대로 변화를 보여주고, 떠난 게임사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은 무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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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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