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확정 발표가 결국 10월 이후로 넘어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방정부와 노동조합의 의견을 듣고 공론화를 거쳐 10~11월께 발표할 것을 내비쳤다. 당초 25일 국무회의 상정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관련 안건은 오르지 않았다. 대상과 지역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채 정부가 이제야 의견수렴을 예고한 사이, 금융권의 반발은 총파업 예고로 번졌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 기능을 분산하고 지역에 일자리와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향도 필요하다. 다만 좋은 명분이 허술한 과정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금융위는 중앙행정기관이고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은 설립 근거와 업무, 법적 지위가 제각각이다. 금융회사 감독, 금융위기 대응, 기업 구조조정, 수출금융처럼 이전 뒤 업무 공백을 따져야 할 기능도 서로 다르다. 그런데 정부는 어떤 기관을 왜 옮기고 어떤 기관은 남길지 판단할 기준조차 내놓지 않았다.
정책의 빈자리를 소문이 채우자 반발은 숫자로 굳어졌다. 금감원 노조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5.6%가 이전이 확정되면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금융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1%의 찬성을 얻었고, 국책은행 이전 발표 시 9월 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전지는 정해지지 않았는데 조직 이탈 우려와 노정 갈등부터 현실이 된 셈이다.
물론 노조 설문만으로 금융 기능이 훼손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직을 지키려는 이해도 반영돼 있을 것이다. 이전을 서두르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정부의 설명 역시 틀렸다고만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정부가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은 이전 신호가 아니라 검토 기준이었다. 기관별 기능과 지역 연계 효과, 인력 이탈 가능성, 법 개정 여부와 업무 연속성을 공개적으로 비교했다면 반대도 그 기준 위에서 검증할 수 있었다. 기준 없이 후보만 거론한 뒤 결론을 미루니, 정부는 신중한 것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자초했다.
결정을 미루는 것과 책임을 미루는 것은 다르다. 확정 발표는 10~11월로 미뤄졌지만 갈등 관리에 들어갈 비용과 조직의 불안은 이미 발생했다. 균형발전 정책이 정작 지역에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금융권에는 불신만 안긴다면 누구를 위한 이전인지 되묻게 된다.
정부는 논의를 다시 시작하기 전에 기관별 이전·잔류 기준, 기능 영향 평가, 법 개정과 의견수렴 일정을 공개해야 한다. 9월 4일 예고된 총파업 전까지 최소한 기관별 검토 기준과 의견수렴 절차만이라도 밝혀야 한다.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면 후보 기관부터 흘리는 방식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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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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