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배구조 개편안···회장 연임, 의결요건 강화로 선회연임 땐 75%, 3연임 땐 사외이사 100% 동의 얻어야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위해 국민연금 추천권 확대 검토
당정이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원천 차단하는 대신 이사회 산하 회장(임원)후보추천위원회 전원의 동의를 얻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의 독립이사 추천권을 확대해 특정 인사가 큰 성과가 없음에도 장기집권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안을 검토한다.
금융권은 대체로 법제화가 무산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국민연금을 통해 사실상 정부가 인사에 개입, 민간 금융회사 경영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해 회추위 특별결의를 도입함으로써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견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독립(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에서 연임시에는 75%, 3연임시에는 만장일치(100%) 동의를 얻어야 이사회를 거쳐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당초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민간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방향키를 선회한 것이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임기를 법으로 제한한 사례는 없다.
문제는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다. 회추위가 독립적인 기구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번 변화가 되레 특정 회장의 장기집권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현재 금융지주 회추위는 대부분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KB금융지주(7명)와 ▲하나금융지주(9명) ▲우리금융지주(7명) ▲BNK금융지주(7명)는 사외이사 전원이 회추위 멤버다. 신한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5명이 회추위에 참여하지만, 회장 선임 땐 '확대 회추위'를 구성하는 탓에 사실상 사외이사 전원이 개입한다.
회추위 멤버 상당수가 현직 회장 재임 중 선임된 사외이사로 구성됐다면 강화된 절차만으로는 실질적인 견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당정은 회장 후보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 '사유'를 일일이 기록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특히 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들여다본다. 국민연금 추천 사외이사 1명만 회장의 3연임에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부패한 이너서클'에 의한 특정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도 불가능해지는 효과가 있다.
금융권에서는 회추위 특별결의 도입과 관련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자나 회장 교체 시 자신만의 색을 내고자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방향을 틀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경영의 연속성 측면에서 보면 법으로 연임 길을 막는 것보다 이사회가 투명한 절차를 통해 임기를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게 맞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 확대에 대해서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구조에 관여하는 '관치인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이유다. 또 다른 금융회사 관계자는 "반대로 말하면 국민연금 추천 인사의 반대표가 회장의 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경영진 선임은 정권이 아닌 주주와 이사회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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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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