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상폐 요건 강화 두 달···퇴출 위기 상장사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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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폐 요건 강화 두 달···퇴출 위기 상장사 더 늘었다

등록 2026.09.01 15:31

김호겸

  기자

저가주 기업들 주당 가격 높이며 상장유지 안간힘코스닥 약세 속 기준 회복·재이탈 종목 엇갈려시장가격과 기업가치 괴리 놓고 보완 필요성 제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된 지 두 달 만에 관리종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이 200억원으로 높아지고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퇴출 요건이 신설된 가운데 코스닥 관리종목은 7월 초 70곳에서 8월 말 118곳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00선 아래로 밀렸다. 정부가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해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장 약세가 장기화하면 기업 실적과 별개로 주가와 시가총액 요건에 노출되는 상장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부터는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높아질 예정이다.

관리종목 두 달 새 68.6% 증가···코스닥은 10.2% 하락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스팩을 제외한 코스닥 관리종목은 11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일 70곳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48곳(68.6%) 증가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은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200억 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도는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동전주 요건도 새롭게 시행됐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시가총액 기준을 다시 300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관리종목 가운데 저가·저시총 종목의 비중도 커졌다. 지난달 31일 관리종목 118곳 중 당시 종가가 1000원을 밑돌거나 시가총액이 200억원에 미치지 못한 종목은 83곳이었다. 7월 1일 같은 조건에 해당한 관리종목은 38곳이었다.

시장 환경도 악화됐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7월 1일 929.35에서 8월 31일 834.29로 10.2% 하락했다. 상장유지 요건이 주가와 시가총액이라는 시장가격에 연동되는 만큼 지수 조정이 길어질수록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별개로 기준 미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관리종목 증가분 48곳 전체를 강화된 주가·시가총액 기준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 관리종목에는 감사의견과 자본잠식 등 다른 지정 사유도 포함되며 주가·시가총액 요건 역시 하루 기준 미달만으로 바로 지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관리종목 지정은 30거래일 연속 기준 미달 여부를 따지고 지정 이후에도 별도의 개선기간을 거친다.

상장사들은 주식병합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서 주가 미달만으로 관리종목에 신규 지정된 18개 종목 가운데 15곳은 주식병합을 예고하거나 공시했다.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병합 자체로 기업의 시가총액이나 실적이 달라지는 것은 없어 주가 1000원 기준에는 대응할 수 있지만 시가총액 요건을 해결할 수는 없다.

200억 미만은 줄었지만···내년 '300억 문턱' 336곳

관리종목이 늘어난 것과 달리 특정 시점의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기준 미달 종목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스팩을 제외한 코스닥 종목 중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은 지난 7월 1일 154곳에서 8월 31일 120곳으로 34곳 줄었다. 내년에 적용되는 기준인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도 같은 기간 349곳에서 336곳으로 13곳 감소했다.

저시총주 가운데 일부가 두 달 동안 주가를 회복한 데 따른 영향이다. 두 시점에 모두 상장돼 있던 종목을 비교하면 지난 7월 1일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이었던 기업 가운데 46곳은 8월 31일 200억~300억원 구간으로 올라왔고 6곳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7월 초 200억~300억원이던 기업 가운데 19곳은 200억원 아래로 밀렸다.

주가 흐름에서도 저시총주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났다. 7월 1일 기준 시가총액 200억~300억원 기업 195곳의 8월 31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6.30%로 같은 기간 300억~500억원 기업의 평균 상승률 2.79%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내년 기준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영향권은 여전히 넓다. 지난달 31일 기준 시가총액이 2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코스닥 보통주는 스팩을 제외하고 216곳이었다. 현재는 200억원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주가가 현 수준에 머물 경우 내년부터는 새 기준에 노출되는 종목들이다.

이 가운데 당시 시가총액에서 5% 이내 상승하면 300억원을 넘어서는 기업은 32곳으로 14.8%였다. 10% 이내 상승이 필요한 기업은 61곳(28.2%), 20% 이내는 108곳(50.0%)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반대로 시장 조정이 이어질 경우 현재 기준인 200억원 아래로 다시 내려오는 기업도 생길 수 있다.

흑자 전환해도 기준 아래···가격 중심 퇴출 기준 '논란'

시가총액 기준이 기업의 실적과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CNT85는 지난달 31일 시가총액이 약 189억원으로 현행 200억원 기준을 밑돌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139억원에서 242억원으로 약 74% 증가했다. 영업손익은 16억원 적자에서 7억원 흑자로, 순손익은 8억원 적자에서 1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CNT85가 현재 시가총액 200억원을 밑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에 미달해야 관리종목 지정 요건이 성립한다. 다만 이처럼 실적이 개선된 기업도 시장가격이 장기간 기준을 밑돌 경우 상장유지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획일적인 가격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제도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흑자기업이 주가나 시가총액 때문에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책을 전면 변경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미세조정할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기준의 실효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이 개별 기업의 퇴출 여부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코스닥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점에서 상장사의 사업 지속 가능성과 시장가격의 움직임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주가와 시가총액은 기업의 상태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지만 시장 전체의 조정이나 수급 변화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이것만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코스닥은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도 갖고 있어 퇴출 기준을 운용할 때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효과와 정상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에 미달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이후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 시장가격이 회복될 여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퇴출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 일시적인 시장 충격과 구조적인 기업 부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정교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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