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퍼·SK호라이즌 양축···AI DC 삼각편대 구축3조800억원 외부자본 유치···투자 부담 분산2년 반 새 종속회사 192곳↓···AI는 '선택과 집중'
SK텔레콤(이하 SKT)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잇달아 '별동대'를 띄우고 있다. 지난달 SK하이퍼를 신설한 데 이어 이번에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인적분할해 SK호라이즌을 출범시키면서다.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계열사와 사업을 정리해 온 SK그룹의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기조 속에서도 AI 사업만큼은 몸집을 키우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SKT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SKT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최종 분할 및 회사 설립을 목표로 SK브로드밴드의 인적분할을 추진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SKT의 100% 자회사로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존속회사)와 SK호라이즌(신설회사)로 나눠진다.
SKT는 지난달 말에도 신설법인 SK하이퍼를 설립했다. 이로써 SKT가 SK하이퍼와 SK호라이즌을 양축으로 하는 AI DC 사업의 '삼각편대'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다. 우선 SKT는 AI DC 사업을 총괄한다.
SK하이퍼는 중장기적으로 15기가와트(GW) AI DC 구축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업개발에 집중한다. AI DC에 필요한 부지 확보, 변전소 구축·운영, 고객 유치와 사업화를 담당하게 된다. SKT는 SK하이퍼를 중심으로 2029년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오픈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2035년에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호라이즌은 이미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개(서초·일산 2곳·분당·가산·센텀·양주·판교), 울산, 구로 등 신규 건설 중인 AI DC를 포함해 총 318메가와트(㎿) 규모의 인프라 확장 역할을 맡는다. 또한 글로벌 AI 사업에 필수적인 해저케이블 구축도 단계별로 확대한다.
즉 SKT가 AI DC 사업의 '헤드쿼터'를 맡고, SK하이퍼가 신규 AI DC 개발을, SK호라이즌이 기존 AI DC 운영 및 인프라 확장을 담당하는 구조다.
SK하이퍼의 경우 사업 기반 마련을 위해 SKT가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인 반면 SK호라이즌은 글로벌 투자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이하 IMM컨소시엄) 등 외부 투자자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 규모만 3조8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SK하이퍼는 SKT가 지분 100%를 보유한다. SK호라이즌은 SKT가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KKR과 IMM컨소시엄이 각각 29%, 20%를 보유하게 된다.
SKT가 SK호라이즌의 성장 재원을 자체 자금만으로 충당하지 않고 대규모 외부 자본을 끌어들인 것은 AI DC가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투자 부담을 분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SKT가 외부 투자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 DC 사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았던 것도 한몫했다고 전해진다.
SKT 관계자는 "AI DC와 AI 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며 "SKT가 그룹 차원에서 AI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돼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SK그룹이 리밸런싱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가운데 SKT는 AI 분야에서 오히려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2023년 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했고 이후 그룹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돌입했다.
그간 SK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세를 키워왔지만 최근 몇 년간 방향을 틀었다. 중복·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실제 SK㈜의 연결대상 종속회사 수는 2023년 말 716개에서 2024년 말 649개, 2025년 말 577개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말에는 524개까지 감소했다. 최 의장 취임 무렵과 비교하면 2년 반 만에 192개, 약 27%가 줄어든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SKT가 한 달여 간격으로 AI 전문법인을 잇달아 띄운 것은 그룹의 리밸런싱 기조와 얼핏 상반된 행보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선택과 집중'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줄여야 할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AI에는 별도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조 단위 외부 자본까지 끌어들이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AI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분야다. 이에 SKT의 잇단 AI 전문법인 설립은 통신을 넘어 AI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SKT의 전략과 그룹 차원의 AI 전환 의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전반적으로 사업과 계열사를 정리하는 상황에서도 SKT가 AI 관련 전문회사를 잇달아 만 드는 것은 그만큼 AI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AI 시장은 글로벌 사업자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전문 조직을 통해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 속도를 높이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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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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