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4.96%···5% 턱밑까지 치솟아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 규모를 대폭 확대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더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의 '국채 바이백' 카드를 비웃기라도 하듯 10년물과 30년물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다시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채시장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12bp(1bp=0.01%포인트) 상승한 4.96%까지 치솟았다.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불과 4bp 남겨둔 수준이다.
30년물 금리의 상승세도 가팔랐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6.8bp(1bp=0.01%포인트)가량 오른 5.354%까지 치솟아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난달 5.33%대를 다시 경신했다. 미국 정부가 시장에 직접 손을 내밀었지만 금리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3배 늘려도 안 통했다···장기 국채금리 오르며 정책 실효성 논란
베센트 재무장관은 장기금리 상승을 진정시키기 위해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늘렸다. 재무부는 10~20년 만기 국채를 대상으로 한 바이백 규모를 최대 60억달러로 확대했다. 기존 한도인 20억달러의 세 배다. 베센트 장관이 앞서 최소 40억달러 수준의 바이백을 언급했던 만큼 시장은 정부가 보다 공격적인 규모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실제 10일 실시된 바이백에서 재무부가 받아들인 물량은 약 52억달러에 그쳤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대 100억달러 수준까지 기대했던 만큼 베센트의 카드는 시장을 움직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구나 재무부가 바이백 확대를 발표한 직후부터 장기 국채금리가 오히려 상승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정부가 국채를 사는데 왜 금리는 오르나
핵심은 바이백의 규모와 미국 재정 문제 사이의 격차다.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은 기존에 발행된 장기 국채를 사들여 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하고 장기물 공급 부담을 일부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약 32조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 국채시장에서 60억달러의 바이백은 시장 전체의 수급 구조를 바꾸기에는 너무 작은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 역시 바이백만으로는 장기금리를 낮추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어떤 만기의 국채를 사고팔지를 바꾸더라도 미국 정부가 전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는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미국 정부가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직접 시장에 개입해야 할 정도로 국채시장에 부담이 커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WTI 100달러 돌파···'인플레이션 재점화' 공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장기금리 상승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6.43달러(6.69%) 오른 배럴당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달 31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브렌트유 11월물도 5거래일 연속 올라 6.42달러(6.34%) 오른 107.63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올해 5월 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물가 압력을 다시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로 최근 생산자물가 역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이는 장기 국채에는 악재다.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결국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한다.
국채시장, 이제 5%를 시험한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5%에 도달할 경우 파장은 단순히 채권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등 금융시장 전반의 기준 역할을 한다. 장기금리가 높아질수록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도 상승한다. 특히 30년물 금리가 이미 5.3%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10년물마저 5%를 돌파한다면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금리의 새로운 레벨이 형성되고 있다는 경계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10년물 금리는 5%를 바라보고 있고 30년물은 이미 5.3%를 넘어섰다. 베센트의 국채 바이백이 시장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장기금리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 시대가 다시 열리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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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hsguy919@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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