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유 4사 CEO 국감 소환 기로···담합 이어 거래관행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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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CEO 국감 소환 기로···담합 이어 거래관행까지 정조준

등록 2026.09.30 16:26

이승용

  기자

공급가 산정·손실보전 구조도 도마유류가격 담합 의혹·전속거래 검증고유가 속 정유사 가격 결정권 점검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유류 가격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국내 정유 4사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되면서 정유업계의 가격 결정 구조가 도마에 오른다. 고유가 국면에서 공급가격을 올린 경위부터 정부의 가격 통제로 발생한 손실을 세금으로 보전하는 구조, 주유소 전속거래 관행까지 정유업계의 '기름값 결정권'을 둘러싼 쟁점이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6일 산업통상부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정유 4사의 석유류 가격담합 의혹과 석유 최고가격제 운용, 정유사와 주유소 간 전속거래 관행 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산자위는 유류 가격 담합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유 4사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안종범 에쓰오일 대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종화 SK에너지 대표가 대상이다. 증인 채택 여부는 여야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최종 채택되면 유류 가격 결정 과정과 정유사 간 경쟁 실태가 핵심 질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이다.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정유사 공급가격을 통제한 뒤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 관행도 함께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대 쟁점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유류 가격담합 사건이다. 검찰은 미·이란 전쟁 발발 직후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가 석유제품 공급가격의 인상 시기와 폭을 논의해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두 회사 간 직접 담합 규모를 14조2000억원으로, GS칼텍스와 S-OIL의 가격 인상까지 포함한 시장 경쟁제한 효과를 26조원으로 판단했다.

국회는 당시 공급가격 인상이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인지,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져 물을 전망이다. 정유 4사는 첫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도 쟁점이다. 정부는 올해 3월 유가 급등에 대응해 정유사의 주유소·대리점 공급가격에 상한을 뒀고, 원가와 적정 마진을 기준으로 손실을 사후 보전하기로 했다.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에 따른 누적 손실이 지난 6월 기준 약 5조원이라고 추산한다. 정부가 확보한 관련 예비비는 4조2000억원 수준이다. 국회는 정유사별 손실 산정 근거와 정부 검증 절차, 세금으로 민간기업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의 타당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 전속거래와 사후정산 관행도 주요 쟁점이다. 검찰은 정유 4사가 2021년부터 주유소와 전량구매 계약을 맺고 자사 제품만 구매하도록 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주유소 업계는 사후정산제가 매입 원가 예측을 어렵게 하고, 전속거래가 가격 경쟁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여당, 정유·주유소 업계는 지난 4월 전속거래 완화와 사후정산제 폐지를 골자로 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도 지난 8월 표준대리점계약서를 개정해 상표 주유소가 계약 정유사 제품을 60% 이상 구매하면 나머지 40%는 다른 정유사 제품을 구매·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혼합판매 확대가 실제 경쟁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유업계는 품질 관리와 사고 발생 때 책임 소재 문제를, 주유소 업계는 시설 지원 회수와 공급 조건 변경 부담을 각각 제기하고 있다.

이번 국감은 정유사 가격담합 의혹을 넘어 가격 결정 구조와 정부 개입, 유통 거래의 공정성을 함께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감의 본질은 개별 정유사의 담합 의혹을 넘어 유가 급등 때 정부가 공급가격을 통제하고 사후에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이 시장 가격 기능을 왜곡할 수 있느냐에 있다"며 "정유사 공급가격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유소의 구매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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