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지점 1년 새 26개 감소···임직원은 941명 증가한화·유진 영업망 축소···키움·메리츠 인력 확대비대면 거래 확산에 사업 재편···전문인력 수요 증가
국내 증권사들이 영업점을 줄이면서도 임직원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모바일 거래 확산으로 대면 영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사이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등 전문업무를 담당할 인력 수요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도입까지 본격화하면서 증권업계의 인력 경쟁도 규모 확대에서 전문성과 생산성 확보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9곳의 지점 수는 지난해 6월 말 633개에서 올해 6월 말 607개로 26개(4.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3만5902명에서 3만6843명으로 941명(2.6%)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말 803개였던 국내지점은 올해 6월 말 607개로 196개(24.4%) 줄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하면서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성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점 통폐합을 통해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증권사들이 영업망을 재정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개별 증권사 가운데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의 지점 축소가 두드러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말 37개였던 지점을 올해 31개로 줄였고 유진투자증권도 14개에서 8개로 축소했다. 하나증권은 44개에서 40개로 4개 감소했으며 KB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3개 지점을 줄였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영업망을 유지하면서 인력을 늘렸다. 키움증권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1099명에서 올해 1299명으로 200명(18.2%) 증가했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기간 1540명에서 1715명으로 175명(11.4%) 늘었다. 두 회사의 국내지점은 각각 1개와 9개로 변동이 없었다.
올해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IB)과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인력을 확충했다.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등 전통 IB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T 부문에서는 신규 플랫폼 'MOUM(모음)' 개발과 정보보호 등 전산 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늘렸다.
지점과 임직원을 함께 줄인 증권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점 6개를 축소하는 동안 임직원 수도 799명에서 762명으로 37명 감소했다. 현대차증권은 지점을 15개에서 16개로 늘렸지만 임직원은 881명에서 817명으로 64명 줄었다.
증권사들의 사업전략 변화도 인력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규제 강화로 증권사들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규모는 2022년 12조원에서 지난해 24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중소형 증권사도 같은 기간 9조1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권의 인공지능(AI) 도입 확대도 인력 운용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로 기존 직원들의 역할이 달라지는 가운데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직원을 확보하느냐보다 전문인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생산성을 높이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영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새로운 역할과 역량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상당수 창출될 전망"이라며 "인간과 AI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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