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황 부진 속 기업가치 제고 계획지주사 투자손익 의존·계열사 수익성 과제배당 확대·고부가 제품 강화···실적 개선 관건
동국제강그룹이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놨다. 동국홀딩스와 동국제강, 동국씨엠은 2028년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고 배당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철강업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본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주식시장의 평가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2028년까지 PBR 0.3배 이상, ROE 3.5%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PBR 0.3배와 ROE 3~4%, 동국씨엠은 PBR 0.27배 이상과 ROE 3.8% 이상을 각각 목표로 잡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1배 미만이면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장부상 순자산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국홀딩스의 PBR은 0.14배, 동국제강은 0.25배, 동국씨엠은 0.15~0.18배에 그쳤다. 세 회사 모두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
철강업황 부진은 기업가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산 철강 공급이 넘치는 가운데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미국 관세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의 평가를 바꾸기도 어렵다.
지주사인 동국홀딩스는 투자손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상반기 ROE는 5.44%지만 관계·공동기업 투자손익 871억원을 제외해 계산한 ROE는 0.75% 수준이다. 투자손익을 빼면 수익성 지표가 크게 낮아지는 만큼 자회사 실적 외에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0.75%는 회사가 투자손익을 제외해 별도로 산출한 수치로 일반적인 ROE와는 계산 기준이 다르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순이익으로 각각 179억원과 250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53.5% 늘었고 동국씨엠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만으로 연간 수익성 개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철강 시황이 부진한 가운데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동국홀딩스는 자회사 수익성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는 한편 공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를 검토한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한 신사업 발굴도 추진한다.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2027년 지급배당부터 주당 최소 80원을 보장하고 감액배당을 활용해 주주 세제 혜택을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동국제강은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리는 데 힘을 쏟는다. 설비 가동 효율을 높여 고정비를 줄이고 디메가빔(D-Mega Beam)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 비중을 높이는 한편 신사업 발굴과 매출처 다변화에도 나선다. 배당은 연간 주당 최소 400원을 유지하고, 2027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동국씨엠은 도금·컬러강판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 생산거점을 고도화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 전방산업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시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2026 사업연도부터 주당 최소 300원을 배당하고 현금흐름과 투자계획을 고려해 배당 확대도 검토한다.
세 회사는 최소 배당금을 정해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기업가치가 저절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면 주주환원을 이어가기 어렵고 ROE 개선에도 한계가 생긴다.
동국홀딩스는 투자손익에 기대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한다. 동국제강은 내수 경기의 영향을 줄이면서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려야 하고 동국씨엠은 흑자 전환을 지속적인 이익으로 이어가야 한다. 철강 불황 속에서도 이익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지가 세 회사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다.
동국홀딩스는 "지주회사·자회사 가치 및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철강 업황 둔화와 지주회사 자체 수익 창출의 한계로 기초 수익성이 정체돼 있다"며 "ROE 개선과 PER 재평가를 통한 기업가치 할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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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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