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출·영업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글로벌 빅테크 첫 100조 돌파HBM 내년 물량 완판···장기계약 10곳 확보·추가 10곳 협상30조원 현금배당 확정···우선주 매입 확대·차기 주주환원책 예고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하며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주요 빅테크 가운데서도 처음으로 달성한 기록이다. 이재용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아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는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히는 등 중장기 반도체 수요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주주환원에도 나섰다. 다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이 적자를 이어가면서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를 좁히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삼성전자는 29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2532억원,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27%, 영업이익은 783% 증가했다.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5%에 달했다.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기록을 넘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엔비디아가 지난 2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637억달러(약 85조4000억원)는 물론 애플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509억달러(약 68조2000억원)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제외하면 전 세계 기업 가운데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적이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사 영업이익의 99.1%를 차지했다. 특히 메모리는 HBM4 공급 확대와 서버용 D램·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 제품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의 중장기 수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사는 "2027년 HBM 공급 물량은 당사의 제품 경쟁력을 감안한 목표 수준의 가격으로 협상이 완료돼 이미 솔드아웃된 상태"라며 "주요 고객들의 추가적인 HBM 공급 증량 요청이 지속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HBM4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었으며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에 이르렀다.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개 대형 고객들과 이미 계약을 완료했고, 또 다른 주요 10개 고객들과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을 마친 고객은 2분기 5곳에서 10곳으로 두 배 늘었다. 수요처 역시 인공지능(AI) 서버를 넘어 모바일과 자동차, 네트워크 분야로 넓어지는 추세다.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은 개선 조짐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사업의 합산 영업손실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 수주를 확대하며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 매출 비중이 전체의 50%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테일러의 첫 번째 공장은 클린룸 가동과 설비 반입을 시작했으며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 신제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비모바일 고객 확보에도 나선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이 지난해 4분기부터 부족해졌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 압박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은 감소하더라도 금액 기준으로는 성장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플래그십 제품은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고 경쟁사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한다. 중저가 제품은 가격대별 역할을 재정립해 상위 모델로의 구매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실적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계획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4601원씩, 총 30조원 규모의 3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미 집행했거나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하면 잔여 재원은 55조~75조원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매입·소각 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차기 주주환원 정책과 올해 잔여 재원의 최종 환원 규모,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함께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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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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