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장사 '꼼수' 집중투표제 회피 막는다···배당·자사주 공시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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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꼼수' 집중투표제 회피 막는다···배당·자사주 공시도 강화

등록 2026.11.05 12:02

박경보

  기자

이사 수·임기 변경 사유까지 공시 확대중복상장·유상증자 주주보호 조치 공개배당정보 조기 공개·자사주 3년치 공시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금융당국이 상장사들의 집중투표제 회피를 막고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 공시 기준을 개선한다. 이사 수와 임기를 조정해 집중투표제 적용을 피하는 행위를 견제하고 중복상장과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주보호 조치를 공개하도록 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실적까지 공시 범위를 넓히면서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감시도 강화될 전망이다.

5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 기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2027년 제출하는 보고서부터 적용된다. 올해부터 공시 의무가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되면서 10월 말 기준 826개 기업이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아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일부 상장사가 이사 선임 인원을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해 집중투표제 적용을 피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집중투표제 실시 여부와 함께 이사 수 및 임기 변경 사유를 공시하도록 했다. 해당 변경이 집중투표제 시행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중복상장과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취한 조치와 주주 소통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특히 유상증자를 실시했거나 추진할 계획이 있다면 제3자 배정 여부와 증자 규모, 발행가 할인율, 자금 사용 목적, 지배주주의 신주 취득 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고 제3자 배정 방식에 따라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정보 공개의 중요성이 크다.

현재 상당수 상장사는 주주총회를 약 1주일 앞두고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주들이 주요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사업보고서를 주주총회 최소 2주 전까지 제출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해당 기한을 지키지 못한 기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그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배당정책에 대한 주주제안도 정보 공개 시점이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6주 전까지 해야 하지만 배당금액 등 주요 정보는 통상 그보다 늦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업이 주주총회 6주 전까지 결산배당 여부와 배당금액을 공개했는지 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 실적은 최근 3년치까지 공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해당 연도의 취득·소각·보유 현황만 기재했지만 앞으로는 과거 실적까지 비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매입한 자사주를 실제로 얼마나 소각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상장사 공시담당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컨설팅과 교육 및 설명회를 진행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핵심원칙 10개와 세부원칙 28개의 준수 여부를 공개하고 미준수 사유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보고서 기재 오류나 중요사항 누락 등을 이유로 정정공시를 요구한 사례는 31건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집중투표제 회피 여부와 주주환원 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면 투자자들이 기업의 주주보호 수준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시항목 확대 이후에도 기업들이 실제로 이사회 운영과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정책을 개선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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