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위기 효율적 대처·업권간 이해관계 원만한 조정 평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새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이 금융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새 정부가 새로운 사람을 쓸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인사기획관실에 직접 사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이미 올 초에 많은 고위 관료들이 자리 보전을 위해 자세를 낮추고 있는 시점에서 ‘공직생활을 이미 할만큼 했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이런 모습이 특히 회자되는 이유는 김 위원장이 MB정부 장관급 인사들 가운데서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금융계 한 고위인사는 "지난 2011년 1월 김석동 당시 농협경제연구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컴백했을 당시만 해도 ‘흘러간 인물의 등장’ ‘모피아 회전문 인사’라며 평가절하했던 인사들도 지금은 MB정부에서 ‘그나마’ 능력을 보인 장관급 인사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유럽발 금융위기 사태를 비교적 효율적으로 대처했고 각 금융업권 간의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조정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금융계 내부에서 인정을 받는 것과 함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임기가 남은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뒤따른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적어도 임기만료까지는 보장받는 상황이라는 것이 금융계 안팎의 관측이다.
때문에 당초 금융위원장은 새 정부와 함께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의 유임설이 힘을 얻는 상황이었다.
금융위원장은 3년 임기직이며, 김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까지다. 그의 사퇴는 새 정부가 새로운 사람을 쓸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상 새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사퇴라는 점에서 조직 내부적으로 고무적인 일이다"며 "더구나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회사를 다니다 뒤늦게 행정고시(23회)에 합격했지만, 출중한 능력과 친화력을 인정받아 재무부 국제금융국과 재정경제원 부동산반장, 외화자금과장, 경제분석과장, 증권제도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1999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차관보를 거쳐 금감위 부위원장과 재정부1차관을 역임했다.
2008년 이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내는 등 재야에 잠시 있다 2011년 1월 금융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최광호 기자 ho@
뉴스웨이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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