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이 TV시리즈로 첫 선을 보인 건 1966년이다. 이후 10년 뒤인 1979년 첫 극장판 ‘스타트렉: 더 모션 픽처’가 탄생했고, 이후 11편이 상영됐다. 12번째 극장판 ‘스타트렉 : 다크니스’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 ‘커크’(크리스 파인) 함장의 선택이 어둠으로 갈지 아니면 빛으로 갈지를 설명하는 50여 년 ‘스타트렉’ 시리즈의 가이드라인이다.
이미 전편 ‘더 비기닝’을 통해 ‘스타트렉’은 시작점을 끊었다. 시작과 함께 ‘트레키’들의 우려는 연출을 맡은 J.J. 에이브럼스에게로 쏠렸다. 이른바 ‘떡밥의 제왕’이 장구한 ‘스타트렉’의 역사를 어떻게 재창조할지에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하지만 ‘더 비기닝’을 통해 반백년의 역사에 젊음을 불어넣은 그는 이번 ‘다크니스’를 통해 후속편이 아닌 완벽한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점을 제시했다. 자신의 장기인 스펙터클을 유감없이 보여 준 스케일은 3D와 아이맥스를 통해 극대화시켰다.
사실 ‘스타트렉’을 텍스트 자체로 논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다. 수십 년을 이어온 시리즈의 해석은 각의 시각 차이일 뿐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시리즈의 관건은 수십 년 전 시작될 당시 불가능했던 테크놀로지의 실현에 있을 것이다.
영화 초반 ‘니비루’ 행성의 이질적인 붉은 전경, 후반부 엔터프라이즈호의 지구 추락 장면은 ‘스펙터클’의 정점에서 보자면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일 정도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영화 구현의 논란이 되고 있는 3D 기술을 더해 스케일의 확장을 꾀했다. 실외촬영 대부분이 아이맥스 촬영이었다면, 실내 촬영은 ‘아나모픽’(화면의 세밀함을 표현할 때 유용한 렌즈)을 사용해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이 같은 방식은 사사건건 대립관계를 유지하는 ‘커크’와 그의 조력자이자 동료며 때론 불신의 씨앗처럼 부딪치는 스팍(제커리 퀸토)의 감정 대립을 묘하게 잡아낸다. 무엇보다 이번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 ‘존 해리슨’을 연기한 베네딕트 캠버배치의 ‘다크’함은 ‘다크니스’의 스케일에 ‘세밀함’의 포인트를 주며 제작진이 선택한 아이맥스와 아나모픽 촬영의 이유를 설명한다.
갖가지 수사를 가져다 붙인다 한들 이번 ‘스타트렉 : 다크니스’의 보는 맛을 설명하기에는 솔직히 부족하다. 이른바 ‘스페이스 오페라’로 불리는 장대한 시리즈 아닌가. 결국 ‘스타트렉’은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처럼 영화 시작과 함께 우주여행에 승선하면 그만이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스타플릿’에 도착한 것이라 생각하면 그만일 듯하다.
시리즈이기에 전편 관람이 필수라고 생각하겠지만 ‘스타트렉 : 다크니스’는 예외다. 무엇보다 자신이 ‘트레키’임을 자부한다면, ‘스타트렉 : 다크니스’는 올 여름 극장가를 찾는 재미가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울 것이다. ‘어둠’을 상징하는 제목처럼 ‘스타트렉 : 다크니스’는 어둡지만 보이지 않는 또 알 수 없는 ‘진짜’ 재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그게 바로 ‘스타트렉’ 시리즈의 힘이며 ‘다크니스’의 진짜 매력이다. 개봉은 오는 30일.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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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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