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뉴스웨이와 통화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사 아우라 픽처스 정상민 대표는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이틀째인 지난 6일 오후 상영관인 메가박스로부터 7일 자정부터 메가박스 전점에서 상영 중단이 결정됐다. 영화 개봉 도중 상영 중단은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정 대표는 “우선 메가박스 측으로부터는 통보를 받았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상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더라”면서 “그분들의 말로는 협의라는 표현을 썼지만 뭐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말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단 몇 시간 만에 뒤바뀐 태도였다. 정 대표는 “흥행이 잘 되서 상영관을 늘리자는 전화를 받았다. 상영관 확대에 대한 얘기를 나눈 뒤 불과 몇 시간 뒤 전 상영관에서 상영 중단을 결정했다고 태도를 바꾸더라”면서 “황당함은 둘째였다. 그 어떤 이유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극장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이른바 장사가 되는 상품은 진열을 늘려서 이윤을 늘려야하는 게 기본 이치다. 초기 10개관에서 출발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이틀만에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메가박스 측은 22개관으로 스크린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늘리기는커녕 상영 중단을 통보했다.
정 대표는 “장사가 되는 영화를 일방적으로 상영중단 한다는 것은 해당 업체에게 큰 피해가 올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은 아닌가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면서 “메가박스에게 상영 중단 이유를 물었지만 묵묵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메가박스 측은 일부 단체에서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이 될 경우 시위와 항의를 하겠다고 예고가 와서 일반관객의 안전상 배급사와 협의하에 상영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시위 단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해당 단체가 어디인지 전혀 밝히지를 않더라. 그들이 누구인지, 진짜 일반 관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정도의 무언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일방적 상영 취소에 대한 법적 문제는 없을까. 정 대표는 “영화계 관례상 배급 계약서를 따로 쓰지는 않는다”면서 “이렇게 작은 영화를 상영하는 데 처음 상영관을 열어 준 메가박스 측에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최소한의 설명조차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협의’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영화 상영은 배급이 이뤄진 뒤 흥행이 될 경우 상영관을 늘리고, 흥행이 저조하면 상영관을 점차 축소해 상영을 중단하면 그뿐이다”면서 “‘천안함 프로젝트’는 관객들의 호흥속에 인기를 끌어가던 시작점에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정이 났는지 결코 가만히 수긍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에 따라 ‘천안함 프로젝트’는 서울 지역에선 인디스페이스,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 등 3곳의 예술영화관과 인천에선 영화공간 주안, 대전 아트시네마, 광주극장, 강릉 신영극장, 부산 아트시어터 씨앤씨, 대구동성아트홀, 부산 국도앤가람, 거제아트시네마 등 각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한편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을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인 영화계는 9일 오전 11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영화인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는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과 연출을 맡은 백승우 감독,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등이 참석한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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