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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성 “‘친구2’ 준석, 아마도 가족 그리워 했을 것”

[인터뷰] 유오성 “‘친구2’ 준석, 아마도 가족 그리워 했을 것”

등록 2013.12.02 09:43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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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는 전국 820만 명을 동원했다. 당시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기 전이었다. 더욱이 단관 개봉 시절이다. 영화인들이 추산하는 집계로는 한국영화 최초의 1000만 영화라고 한다. 단순한 수치상으로 그랬을 뿐이다. 사실 ‘친구’는 한 시대의 문화 트렌드를 이끈 상징이었다. ‘복고’와 ‘부산’이란 지역적 특색, 무엇보다 ‘친구’ 이후 충무로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 ‘조폭영화’가 그것을 말해 준다. 그 중심에 곽경택 감독과 그의 동갑내기 ‘친구’ 유오성이 있었다. ‘친구’끼리 전국을 ‘친구’로 물들였다. 하지만 ‘친구’ 이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까지 1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리고 ‘친구2’가 나왔다. 왜 그랬을까. 배우 유오성과 만났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그와 만났다. 영화 개봉 뒤 의례적으로 이뤄지는 홍보 이벤트에 지칠 법도 했지만 유오성은 신이 난 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며칠에 걸친 인터뷰 소화 일정임에도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더욱이 이날은 홍보 인터뷰의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이라 말끔한 슈트를 입고 왔다. 딱 회사원의 모습 그대로였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유오성은 “아내가 ‘참 오랜만이다’며 나보다 더 반기는 눈치였다”면서 “작품 활동이 많이 뜸하다가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니깐 자기 더 신이 나있는 것 같더라”며 웃었다. 그는 “오늘만이라도 회사원 느낌 좀 내보려 했다. 며칠을 이곳 카페로 출퇴근 했다”면서 “오늘이 바로 진짜 퇴근 날이다”며 웃는다.

가장 궁금한 점이 곽 감독과의 조우다. 사실 두 사람은 ‘친구’ 이후 찍은 영화 ‘챔피언’의 수익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법정 소송까지 벌이며 오랜 친구 사이가 벌어졌다.

유오성은 “이미 지난 일이다. 사실 훨씬 전에 그에 대한 앙금은 다 풀었던 상태다”면서 “접점만 없었을 뿐이지 서로 만나야 할 기회는 보고 있었다”며 웃었다. 그것이 바로 ‘친구2’였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유오성은 “지인을 통해서 책(시나리오)을 받았다”면서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친구’의 제작자를 찾았다. 난 ‘이건 아닌데’란 생각을 했다. 그럼 제작자 분은 속편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그 제작자 분이 한 말은 ‘둘(곽경택-유오성)이 한 번 의견을 교환해 보라’는 것이었다고. 그렇게 지난 10월 부산영화제에서 만나 소주 한 잔 나누면서 모든 것을 풀었단다.

유오성은 “다른 말은 안했다. ‘당신이나 나 모두 이거 잘못 만들면 문자 그대로 병신 되는 거다’라고 내 생각을 말했다”면서 “‘잘못’이라는 뜻이 단순한 흥행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친구’의 그늘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뜻이었고, 곽 감독도 결코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유오성은 ‘친구2’를 ‘시네마천국’에 대한 오마주라고 표현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해석이었다.

그는 “추억이란 부분이 공유된다고 생각했다. ‘시네마천국’을 봐라. 시간이 지난 뒤 필름 조각들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 짚어본다”면서 “‘친구2’ 역시 준석이 출소하면서 동수와의 과거 기억을 더듬어 간다. 그 속에서 준석이 하고 싶었던 하지 못했던 말을 하나 둘 씩 꺼내간다”고 숙연한 느낌의 목소리로 전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물론 유오성은 전편 ‘친구’에 이어 이번 속편인 ‘친구2’까지 기억에만 의존하는 캐릭터를 구현하지는 않는다. 영화 속 은기(정호빈)와 그의 부하들을 제압하는 장면에선 서슬퍼런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친구2’의 유일한 살벌함이다.

그는 “그 장면이 그렇다. ‘다가오면 죽여버린다’가 아니라 ‘제발 다가오지 말아라’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면서 “준석 역시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외로운 남자일 뿐이다. 정글 같은 조직폭력배들의 세계 속에서”라고 해석했다. 그런 외로움은 ‘가족’이란 또 다른 코드로 전이됐다.

유오성은 “지금 생각해보면 준석은 가족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친구’에서 마약에 손을 댔던 것도 조직폭력배라서가 아닌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의한 것이었다. 가족(아버지)을 잃고, 친구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남자의 정신이 온전했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친구’와 ‘친구2’는 조폭이란 단순한 장치를 통해 ‘한 남자가 꿈꾸던 가족에 대한 얘기’라고 정의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현실 속에서 12년, ‘친구’와 ‘친구2’의 스토리 속에서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유오성에게도 어떤 변화가 있었을 듯 했다.

유오성은 “참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내 본심과 다르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또 받기도 했다”면서 “지금 남은 것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점이다. 결국 ‘친구2’를 선택한 것도 그 방향을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친구’때의 유오성은 무엇이든 이분법적인 생각으로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제는 나도 부딪칠 것과 피할 것을 구분하게 되더라. 좀 더 깊게 설명하면 내가 행복하고 내 주변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끝으로 그는 곽경택 감독과 ‘친구2’에 얽힌 뒷얘기 한 토막을 전했다. 유오성은 “기자분들이 내가 ‘친구2’에 출연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내기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 나이 먹고 곽 감독과 티격태격하는 것도 우습지 않나. 이제 우리 사이 좋다”며 인상 좋은 아저씨 웃음을 드러냈다.

활짝 웃는 유오성이 과연 ‘친구2’의 준석이었을까. “내보고 어데 오라는 데 있나”란 준석의 마지막 대사와 달리 이제 유오성은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 될 것 같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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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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