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터로 겁듭나고 구글 의존도 줄여야”
삼성전자가 지난해 판매한 핸드폰은 2억1500만대로 전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40%다. 올해는 3억50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IT업계에서 하루아침에 뒤처지는 일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노키아·블랙베리의 몰락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존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삼성, 불안한 선두’라는 기사를 통해 삼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크게 두가지를 꼽았다.
먼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트렌드 세터’로의 변신이다.
그동안 삼성은 하나의 트렌드를 포착해 경쟁하기로 결정하면 다른 어떤 기업보다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삼성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고 이제는 스스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신제품의 생산만으로는 부족하고 개념 자체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디바이스(장비)와 관련 소프트웨어의 독자적 개발을 위해 더욱 대담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이 스마트시계인 ‘갤럭시기어’를 출시한 것은 트랜드 세터가 되기 위한 것이었지만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트렌드 세터로서 길이 험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즈는 삼성의 두 번째 과제로 지나친 구글 의존성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 휴대전화의 대부분은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하지만 구글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의 차별성보다는 운영체제와 앱, 기타 서비스가 경쟁력을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전한 결합을 통해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보유하게 됐지만 삼성의 소비자는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모토로라 등 경쟁사에 언제든 고객을 뺏길 수 있다.
삼성이 꾸준히 모바일 기기의 OS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일본의 NTT도코모와 함께 ‘타이젠’ OS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는 것도 구글에 대한 의존성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삼성은 숙제를 풀기 위한 해답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찾고 있다. 삼성이 지난 2월 한국과 캘리포니아·뉴욕 등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는 하루아침에 몰락한 노키아나 블랙베리와 달리 삼성은 애플의 공격을 견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6월 이메일에서 “자치와 창의력이 넘치고 독창성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이 회장은 앞으로도 언제든 위기감을 불어넣을 것이고 삼성 직원들은 그런 이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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