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20개 국내은행 은행장들과 금감원장 간담회 개최생산적 금융 공급 활성화·가계부채 관리 등 주요 주제민변 출신 금감원장에 은행권 긴장···"무거운 주제 없을 것"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28일 오후 3시 은행연합회 14층 중회의실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다. 이 자리에는 주요 시중은행 7곳과 지방은행 5곳, 특수은행 5곳, 인터넷은행 3곳,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이찬진 원장 외에도 박충현 은행담당 부원장보와 김형원 은행감독국장이 참석한다.
28일 열리는 간담회에서는 ▲생산적 금융 공급 활성화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중기·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활성화 등이 주요 논의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주요 금융 정책인 '생산적 금융'과 이에 더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배드뱅크, 신용사면 등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 원장은 취임사에서 향후 금융감독 방향에 대해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면서 금융권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한 바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실세 금감원장'이란 타이틀이 붙은 만큼 금융사 첫 상견례 자리에서 그립을 세게 잡고 갈지, 아니면 업계 고충을 듣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갈지 긴장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배드뱅크, 신용사면, 100조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 업계 쌓인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강화에 대한 당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앞서 취임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더군다나 은행권은 올해 '홍콩 H지수 ELS' 관련 과징금 결정도 앞두고 있어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신임 금감원장의 기조 또한 과징금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는 홍콩 ELS 불완전판매를 비롯해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과징금 부과 기준을 '투자원금'으로 해석하는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홍콩 ELS 전체 판매액은 약 16조원에 달하는 만큼 단순 계산 시 최대 8조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단, 앞서 금감원이 선제적 자율배상을 실시한 은행에 대해 제재 감경을 밝힌 만큼 실제 과징금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권은 자율 배상에 따라 투자자의 99%에 대해 배상을 완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아무래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이고 취임사에서도 소비자보호를 언급한 만큼 은행 건전성 관리 보다는 소비자 측면에 더 무게를 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도 고객 보호는 중요한 사안이지만 과징금 이슈 등이 남아 있는 만큼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다음주 간담회에는 은행권과 첫 인사 자리인 만큼 무거운 주제가 언급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은행권에서도 은행장들이 직접 건의사항을 언급하기 보단 이 원장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임 금감원장이 오면 매번 진행하던 업권별 간담회로 생각해달라"면서 "각 업계 현안과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며, 상견례인 만큼 무거운 주제를 토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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