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악재에 최악의 기업 이미지 고착화 우려
주인 없는 회사 CEO 조직 장악력 부족이 원인?
대우건설 “뛰어난 경영력 발휘, 전화위복 기회”
대우건설이 갑오년 새해부터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회사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작년 연말 분식회계 의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초부터 입찰밀약과 고위간부의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인 없는 회사로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과 함께 작년 내부 승진으로 발탁된 박영식 사장의 경영능력이 부재한 탓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대우건설에 닥친 악재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16일 대우건설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한 제보를 받고 감리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대우건설 임원 한 명이 내부 자료를 들고 금융당국을 찾아간 게 발단이 됐다.
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회계조작을 통해 국내외 건설현장 40여 곳에서 지난해에만 1조원가량 부실을 감췄다. 이 같은 소식에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다음날 11%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식회계와 관련한 금감원의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사안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소명 중이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이후 새천년대교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직원이 억대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는가 하면, 올해 초부터 터진 입찰밀약 사건과 또다시 불거진 간부사원의 뇌물수수 혐의 등이 터지면서 대우건설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 입찰을 밀약한 21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322억원을 부과하고, 낙찰받은 15개사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대우건설은 가장 높은 16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같은 날 대우건설 본부장급 간부가 하도급업체 대표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협의로 구속되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간부인 건축사업본부장 이 씨(53)는 인천 송도총괄개발사업단에 근무하던 2011년쯤 가천길재단 측이 발주한 송도 바이오리서치단지(BRC) 조성 공사 등과 관련, 하도급업체 대표 최 씨(49·구속 기소)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 이 씨는 지난해 말 직위 해제와 함께 내부 인사에 맞춰 퇴사한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주인 없는 회사’로 지내면서 임직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진 거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심지어 박 사장의 조직 장악력 등 경영능력까지 도마 위에 오르내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대강 비자금 의혹으로 서종욱 전 사장이 소환 조사받은 이후 대우건설 비리 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 전 사장이 사퇴한 이후 바통을 이은 박 사장의 조직 장악력 부족 등 경영능력 부족 탓에 악재가 끊이지 않는 거 아니냐는 뜬소문까지 나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박 사장은 건설경기 악화 속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일궈내며 직원들을 독력하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며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안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는 했지만, 전화위복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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