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3일 청와대에서 '희망과 변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주제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넉 달 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3자 회동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정국 현안을 논의한 적이 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넉 달 만의 만남이었지만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각자 인사말에서 ‘뼈있는’ 말로 여전한 입장차를 보였다.
먼저 박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려고 해도 국회든 지자체든 어느 한 곳이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버리면 모두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 계신 분 모두가 국민의 삶과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고 가야 하는 막대한 임무가 있으신 분들”이라며 “정부와 함께 국민께 희망을 주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갈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정책 등에 국회 등에서 발목을 잡지 말라는 간접적인 메시지인 셈이다.
이에 김 대표 역시 “돌아보면 2013년 한해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으로 민주주의가 상처받고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로 민생이 고단했다”며 “정치는 실종된 한 해였다”고 지적해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지난 대선과 관련된 의혹들은 모두 특검에 맡겨 정리하고 경제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경제민주화 후퇴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날 신년간담회에서는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을 특별히 응시하지 않은 채 준비해온 인사말을 읽어 내려갔고 박 대통령은 이렇다 할 표정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사람의 이런 ‘뼈있는 덕담’에도 강창희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정홍원 국무총리,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관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대표 등이 함께한 헤드테이블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신년간담회에는 국회 상임위의장단도 참석 대상이었으나 8명의 민주당 상임위원장 가운데 유일하게 신학용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만 참석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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