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 기념일을 맞아 미국 곳곳에서 평화와 비폭력 정신을 기리는 추모 행사들이 열렸다.
킹 목사는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로 시영 버스의 차별적 좌석제에 대한 버스 보이콧 운동을 비폭력 전술로 이끌어 승리를 거두면서 미국 사회에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이후 킹 목사는 1963년의 워싱턴 대행진을 비롯한 수많은 운동을 이끌어 공민권법·투표권법의 성립을 촉진시켰지만 1968년 멤피스에서 암살당했다. 1964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따라서 미국은 1986년부터 매년 1월 3번째 월요일을 킹 목사 탄생 기념일로 정해 추모해 왔으며 연방의회는 1994년 이날을 국경일로 지정했다. 올해는 킹 목사 탄생 85주년이자 제28회 기념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시내의 ‘DC 센트럴 키친’에서 재향군인들과 함께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킹 목사를 추모하기 위한 국민행동네트워크의 연례 조찬행사에 참석해 강연을 한 뒤 워싱턴D.C. 시내에서 먹거리 나눔운동을 하는 ‘섬(SOME·So Others Might Eat)’단체 행사에 참여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킹 목사가 생전 설교를 했던 에벤에셜 침례교회에 수백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라파엘 워넉 담임목사의 주관으로 기념예배가 열렸다.
예배에는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와 유족들을 비롯해 조니 아이작슨(공화·조지아주) 상원의원, 행크 존슨(민주·조지아주) 하원의원, 네이선 딜 조지아주 주지사 등 정계와 지역사회, 종교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마틴루터킹주니어재단 대표는 연설에서 “월요일을 ‘총기사고 없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킹 목사가 암살당한 테네시주 멤피스시의 시민운동 국립박물관에서는 킹 목사의 인터뷰 육성녹음을 재연하는 행사가 열렸으며 이날 행사에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50여년전 킹 목사의 부인인 코레타 스콧 킹과 전화통화한 내용도 공개 됐다.
미시간 주 앤 아버시의 미시간 대학에서는 시민운동가이자 흑인 포크가수인 해리 벨라폰테가 추모연설을 했다.
뉴욕시에는 빌 드 블라지오 신임 시장이 추모사를 통해 “킹 목사가 지금 살아있다면 뉴욕 시민들이 소득 평등을 이루는 것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즉각 도시를 개혁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자 사설에서 “킹 목사는 비폭력을 설교했고 실행에 옮겼으며 그 원칙을 토대로 위대한 운동을 이끌었다”며 “다만 킹 목사는 그의 추종자들과 마찬가지로 폭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WP는 이어 “그 같은 폭력은 노예제가 공식 폐지된 이후 한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어져온 인종적 분리와 탄압의 잔인함 속에서 미국인들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는 새로운 자각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안민 기자 peteram@
뉴스웨이 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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